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현 정부 들어와 2014년 7월 기초연금 시행을 목표로 지난 해 9월 정부안이 발표되었고, 이후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최근 여야가 기초연금법 제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민·관·정(民·官·政) 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 연말 기초연금 예산안(5조2000억원)이 통과된 이후 후속 조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기초연금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 등과 관련하여 소득하위 70%노인에게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정문제와 부자(富者)에게까지 기초 연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나,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10만~20만원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게 주장되고 있다.

가입자들이 국민연금 수급권 취득을 위한 최소 가입기간 요건만 채운 후 기초연금 전액을 수급하려 한다면 본인의 노후소득보장에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민연금 재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실여부를 떠나 국민연금 임의가입 탈퇴문제가 자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가입자들은 보험료는 많이 낼수록, 가입기간은 길수록 유리하다고 알고 있는데, 기초연금 정부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은 상대적으로 손해볼 수 있다고 하니 가입자로서는 상당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기초연금 정부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현 세대 노인이나 미래세대 노인 모두에게 불리한 내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첫째, 현 기초노령연금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매월 96,800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기초연금은 10만원~20만원을 지급하게 되어 기초노령연금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수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가입기간 증가에 따른 기초연금액 감소분보다 국민연금 증가액이 더 크게 된다.
 

둘째, 현 세대 노인은 11년 이상 국민연금 가입시 기초연금액이 20만원 이하이나, 미래세대 노인(2028년 이후 가입)은 15년 가입시에도 무연금자와 동일하게 20만원을 수급하게 되며, 가입기간이 동일할 경우 미래 세대의 기초연금액이 더 많아지게 된다.
 
그럼 도대체 기초연금 정부안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산한 효과를 보지 않고, 단순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연금이 적다는 일면 만을 봤기 때문이며,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가입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감정적 정서가 우선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45.1%, OECD 평균 13.5%)이다. 현 노인 세대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부모 부양 및 자녀 양육에 헌신해 왔으나, 정작 본인의 노후준비가 부족했던 세대로서, 국민연금 도입 당시 나이가 많아 가입 자체가 제한되거나, 가입하더라도 그 기간이 짧아 국민연금액이 적은 분들이 대부분이다.

효자가 효자를 낳는다고 한다. 현 노인세대의 빈곤을 어느 정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세대간의 갈등을 완화하고 우리 후세대가 우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생각하는 찬ㆍ반 입장 차이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기초연금은 우리 국가와 사회를 위해 어두웠던 시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 온 어르신들에 대한 후세들의 보답이고 책무라고 생각한다. 기초연금 시행을 하기로 했다면 더 이상 약간의 입장 차이로 인한 논쟁으로 시행시기가 지연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프로필
- 전주고등학교 졸업9
- 전북대학교 회계학과 졸업
- 국민연금공단 구로금천지사장
- 국민연금공단 가입자지원실장
-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장
- 국민연금공단 現 화성오산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