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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8] 현대철학의 속 앓이
강신주 문사철 기획위원회 위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6/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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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주 문사철 기획위원회 위원     ©화성신문

예전에는 치매가 없었다. 치매가 오기전에 대부분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리면 우리 뇌의 신경세포간의 전자신호인 시냅스가 점차 끊어진다. 제일 먼저 언어 능력이 퇴화된다. 처음에는 하루 24시간 중 1시간 정도 정신이 돌아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의 정신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줄어든다. 우리는 아이들을 감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길러야 한다.

 

내가 무거워 질수록 같이 짐을 드는 사람이 가벼워진다는 생각에 행복해진다면 그 사람이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꼭 가족이 아니어도 좋다.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성적이 나쁘거나, 해고되었거나, 다쳤거나, 그 사람의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도 다르게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을 알고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그게 진짜 사랑일까?

 

모름지기 중이면 자비가 몸에 배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중은 아직까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봐야 제대로 죽음을 느낀다. 사랑의 바로미터는 “부재의 고통”이다.

 

저자가 대학교 때 공과대학에는 여학생이 매우 드물었다. 화학공학과 80명 중 여학생은 5명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여학생 5명이 동기들 입대할 때마다 모여서 송별식을 해주고는 했다. 그 중 한 여학생은 동기 남학생 한 명이 논산훈련소로 떠날 때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 학생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부재의 고통을 느낀 것이다. 그 두 사람은 나중에 결혼을 했다. 사랑은 위기상황에서 빛나게 된다.

 

IMF 때 우리나라에 실업자 500만명이 생겼다. 이때 굉장히 많은 커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했다. 이 사람들이 진짜 사랑을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것은 1년 365일을 그 사람 곁에 있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힘들 때 얘기 들어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이 사랑이다. 3년 동안 흔히 말하는 벙커에서 “강신주의 다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대부분의 고민을 다 들어주고 나면 내가 해줄게 별로 없었다. 잘 들어 주는 것이 그 사람의 짐을 덜어 주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대화할 때 내 마음이 무거우면 상대방이 가벼워지고 내가 가벼워지면 상대방의 마음이 무거워진다는 것도 알았다.가족과 아이들과 대화할 때는 진심으로 들어 줄 마음으로 대화해야 한다. 회사에서 직원들과 얘기 할 때도 온 마음으로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어머니가 얘기 할 때는 그냥 아무 말 없이 들어주면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나 목사보다 그냥 아무 말 없이 들어주는 석불이나 십자가가 낫다. 인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면 마지막에 깨닫는 것이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타자와 나의 진실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길게 보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다. 지금 내가 업어주는 사람이 나중에 나를 업어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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