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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44] 피그말리온 효과와 낙인 효과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12/0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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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심리학자 로젠탈(Robert Rosenthal)은 학생들과 함께 쥐를 가지고 실험을 하다가 이상한 사실을 감지했다. 쥐를 대상으로 미로 찾기 실험을 하는데 미로를 잘 빠져나오는 쥐와 그렇지 않는 쥐 사이에 쥐의 특성이 아니라 실험을 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미로를 잘 빠져나오는 쥐를 다루는 학생들은 미로를 잘 빠져나오지 못한 쥐를 다루는 학생들보다 쥐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쥐를 정성들여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동료교수 제이콥슨(Lenore Jacobson)과 함께 심리학 역사상 금자탑과 같은 실험을 하게 된다.

 

1964년 봄,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두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IQ테스트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약 20% 학생들은 ‘우수 지능자’라고 선생님에게 알려주고 이들의 학습속도가 다른 아이들보다 빠를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데 사실은 IQ테스트 결과를 가지고 우수 지능자를 고른 것이 아니라 학생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했던 것이다.

 

그리고 8개월 후 다시 한번 IQ테스트를 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학생들의 IQ는 모두 향상되었다. 1학년의 경우 모두 10점 정도는 오른 것이다. 왜냐하면 자라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수 학생이라고 점 찍어준 아이들은 무려 25점이나 향상되었다. 대박~. 이 실험은 “기대가 결과를 만든다”는 명제를 낳게 하고 교육학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단지 교사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측만 하는 것으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이런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멋있게 명명했다. 피그말리온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으로서 조각을 좋아했는데 상아로 여인상을 조각한 후 그 조각을 진짜 사람인 것처럼 대하고 살았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조각상이 진짜 사람으로 변신해 있었던 것이다. 아프로디테가 피그말리온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이 극적인 신화가 바로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명명이었다. 

 

비슷한 현상으로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라는 것이 있다. 우리말로 위약(僞藥)효과라고 하는데 가짜 약인데도 진짜 약으로 믿으면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배가 아프다는 아이에게 마땅한 방책이 없어 머큐롬을 배에 발라주고 곧 나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는데 실제로 배아픈 증세가 없어지는 그런 효과를 말한다. 어른에게도 소화제를 두통약이라고 속여 두통을 치료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학생은 우수한 학생입니다”하고 들은 선생님이 “그래. 공부를 잘 하겠구나” 하고 단지 기대만 하고 있었을까? 우수 학생을 대하는 선생님의 행동이 실제로 달랐던 것이다. 다른 일반 학생에 비해 우수 학생에게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숙제 체크를 정성 들여 해주고, 수업시간에 질문도 자주 해주고 또 발표도 시키고 무엇보다 더 많은 칭찬과 격려를 한 것이다. 결국 기대가 관심으로 이어지고, 관심이 격려와 칭찬을 낳고, 그리고 그 격려와 칭찬이 학생의 노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기대가 중요하다. 관심과 노력을 만드는 원천이고 시작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돌부처 앞에서 기도만 한다고 아이의 수능점수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가 진심으로 자식이 잘 될 것으로 믿고 기대를 한다면, 돌부처 앞에서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에게 진실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이는 곧 자식의 노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가정에서만 그러랴? 회사에서도 그렇고 사회에서도 그렇다. 먼저 긍정적인 기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친구는 장점이 많은 친구야. 꼭 회사에 기여를 할 거야”, “우리 회사는 어쩐지 운이 좋아. 안 좋은 일보다 좋은 일이 많을 거야”, “우리 회사는 분명 세계적인 기업이 될 거야”. 이렇게 자꾸 주문을 외워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가 많다. 한두번 잘못하면 낙인을 찍어 버린다. “그놈은 안 돼, 그놈은 지각쟁이야”, “우리가 뭘~” 그렇게 부정적으로 기대하면 또 그렇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당신은 피그말리온 효과를 살리고 있나? 낙인 효과를 전파하고 있나?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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