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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4]박항서 감독이 보여준 리더십 매직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1/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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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지난 27일 오후, 중국 창저우(滄州)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축구대회(AFC U-23) 결승전. 경기장에는 이미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하늘에서 계속 눈이 내리고 있는 가운데 우즈베 키스탄팀과 베트남팀은 결승전 경기를 벌이고 있었다. 체격부터가 약세이고 상하(常夏)의 나라에서 온 베트남 팀이 이런 설중 경기를 한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광경이었다. “오늘 경기는 일방적으로 끝나겠군...” 이 경기를 보는 필자의 생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우즈베키스탄이 먼저 한 골을 넣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내 베트남도 한 골을 넣고 따라 붙었다. 그리고는 1:1에서 연장 전까지 갔다. 연장 후반, 경기 종료 직전에 1골을 잃고 결국 우즈베키스탄에 지고 말았지만 눈밭에서 투혼을 발휘한 베트남 팀은 관중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베트남은 이 일로 온 나라가 뜨겁게 달구어 지고 있다. 2002년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할 때 한국이 보였던 그 흥분 그 이상이 베트남 땅에서 피어나고 있는 듯하다. 현지에서는 마치 베트남 통일 때와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FIFA 랭킹 112에 불과한 베트남 팀이 최근 10년 만에 숙적 태국 팀을 이기는가하면, 동남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 축구 무대에서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U-23팀 감독을 맡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일약 국민 영웅으로 떠오르고 베트남 정부로 부터 3급 노동훈장을 받았다. 거리거리에는 박 감독 사진이 베트남 국기와 함께 펄럭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축구팀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빈그룹이 2008년 유소년축구 기금(PVF)을 마련하여 유망주 성장의 젖줄을 만들었으며 프로팀인 호앙 안 지아 라이(HAG L)는 축구아카데미를 운영하여 미래 자원들을 육성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베트남 팀의 이번 결승전 진출의 1등 공신은 박항서 감독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히딩크 산하에서 한국 팀을 월드컵 4강까지 올려본 경험을 가진 박항서 감독을 베트남에서 축구팀 감독으로 영입한 것은 지난 9월 29일이었다. 불과 4개월 만에 박 감독은 세계가 놀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박 감독이 한 일은 기본기를 갖춘 선수들의 투혼을 살리고 새로운 전술을 도입한 것이 었다. 그럼, 박 감독은 어떻게 선수들에게 투혼을 불어 넣고 기적을 만들었을까?

 

우선 그는 부임하자마자, “베트남 팀을 동남아 정상, 아시아 정상으로 만들겠다고”고 선언했다. 그리고 두 가지 원칙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첫째는 ‘단점보다 장점 찾기’, 둘째는 ‘프로의식 심기’였다. 베트남 선수들은 체력이 약했다. 그러나 순발력과 민첩성은 뛰어났다. 그래서 박 감독은 개인기 위주의 경기보다는 패스와 순간 이동성이 필요한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그래서 포지션과 역할에 대한 학습을 많이 시켰다. 3-4-3 포메이션에서의 역할, 5-4-1 포메이션에서의 역할을 훈련시키고, 이에 기반한 포메이션의 변화를 주무기로 삼았다. 이런 과정에서 체력도 보강되고 스스로 “우리는 체력이 약해.”하는 고정관념도 해소되기 시작했다.

 

프로의식은 몰입과 승리의식의 고취로 다듬어 나갔다. 연습에서도 회의에서도 딴 짓하지 않고 바른 자세로 몰입하게 했다. 베트남의 국민성도 이용했다. 그들은 예의바르고 성실하고 배우겠다는 욕구가 크다. 그것은 바로 프로정신을 강조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장점 찾기와 프로의식 고취는 앉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박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뛰고 함께 소통했다. 선수들과 뒹굴고 재미있게 지내면서 말이다. 

 

히딩크가 그랬듯이 박항서 감독은 리더십이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온 세계에 보여주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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