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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5] 지시가 아니라 질문이다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1/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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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H 사장은 10년 전에 창업을 하여 회사를 그런대로 안정시켰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새로운 상품도 개발하고 새로운 고객도 개척하고 해야 하는 데 직원들의 사고가 굳어있고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초창기 고생했던 직원들인데 이제 와서 실력이 없다고 갈아치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그러데 H 사장은 직원들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사장 자신이 문제라는 것을 어떤 계기에 깨우치게 되었다. 사장인 자신이 가장 많이 알고 언제나 자신이 지시를 해왔었는데 직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아이디어를 내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H사장은 직원들에게 애써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김 부장, 다음주 금요일 내가 관여하는 모임에서 우리 회사를 견학 온다는데 우리 회사를 그들에게 인상적으로 보여줄 방법이 없을까? 회사 설명 자료라든지, 선물, 식사 등 여러가지를 한번 생각해 봐요.”

 

갑작스레 질문을 받은 총무부장은 당황했다. 예전 같으면, 사장님이 이것저것을 다 지시해서 그것만 따 르면 되었었는데 “방안을 내보라.”는 색다른 오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사장님을 찾아가 별 생각 이 없다고 지시를 내려달라 부탁했다. 그러나 사장님은 시간이 들더라도 생각을 해 보라는 것이었다. 김 총무부장은 부하들과 의논도 하고, 다른 회사 조사도 하고 해서 간신히 방안을 마련했다. 근데 사장님은 어설픈 총무부장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실행하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호텔 사업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1980년대 후반 이건희 회장이 신라호텔의 한 임원에 게 던진 질문이다. 이건희 회장은 까다로운 질문을 하기로 유명한 CEO다. 그는 “10년 후에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 “여성인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사람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휴대폰 키보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키는 무엇인가?” 등 철학적인 거대 담론에서부터 자잘한 기술적 문제까지 그는 묻고 또 물었다.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평가받는 GE의 웰치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연수원에서 특강을 하거나 비즈니스 회의를 하거나 줄곧 질문을 했다. 의료기기 사업부에 가서 그는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장치에 대해 묻는다. “이 장치로 촬영을 하면 어느 정도의 암 세포까지 디텍트합니까?” “그럼 새로운 장비의 비용은 얼마나 상승합니까?” “환자의 신체 크기에 따라 장비가 어저스트합니까?” “후진국에선 정전사고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대비를 하고 있습니까?” 한참 질문을 하고는 “좋은 생각이네요. 그렇게 하세요.” 하고 마무리를 짓는다.

 

질문은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질문은 사람을 능동적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지시나 명령을 받으면 수동적인 태도로 반응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질문을 받게 되면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그 문제에 스스로 고민을 하게 되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다.  

 

둘째, 질문은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꼭 계속 해야 하나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당황하게 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하던 일이니 해왔던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는 데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렇게 물으면 생각의 관점이 ‘우리 중심’에서 ‘타인 중심’으로 바뀌게 된다.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업계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고객을 위해 최고가 될 수 있을까?”로 바꾸게 되면, ‘경쟁위주’의 사고에서 ‘가치창출’의 사고로 바 뀌게 된다.

 

셋째, 질문은 또한 실천력을 높인다. 질문에 대해 자신이 해답을 찾게 되면 그 해답이 곧 자신의 것이 된다. 지시를 받는 것은 남의 것이고 해답을 찾는 것은 나의 것이다. ‘내것’이라고 느껴야 보다 열정적으로 일을 하게 되고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높아진다. 그러려면 직원들이 다소 마음에 안 드는 답을 제시 했더라도 웬만하면 그 안을 받아드리는 것이 좋다. 직원들의 제안이 거절당하면 직원들은 리더의 질문 이 형식적이라 생각하고 답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려면 리더는 지시가 아니라 질문에 능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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