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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7] 스포츠와 인생의 멘탈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1/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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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요기 베라(Yogi Berra)는 “야구는 10%가 신체적 능력이고 나머지 90%는 정신력이다.”고 했다. 그런데 스포츠 심리학자이며 저명한 스포츠 멘탈코치인 스탠 비첨(Stan Bee cham)은 이 말은 틀렸다고 나섰다. 정신력이 90%가 아니라 100%라고 그는 주장한다. 결국 신체도 정신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경북 의성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방과 후 학습으로 시작한 여성 컬링 팀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이변을 만들었다. 동양인으로서는 처음 얻은 메달이란다. 그런데 여전히 아쉽다. 25일 오전 평창올림픽 마지막 날 열린 결승전에서 우리팀 은 스웨덴 팀하고 맞붙었다. 예선에서 7대 6으로 우리가 이긴 팀 이기에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으나 8대 3이라는 스코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세계 상위 랭 커들을 다 물리친 우리 팀이건만 결승에서는 뭔가 분위기가 달랐다. 샷에서 조금씩 마무리 처리가 안되고 팀의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었다. 예상외로 선전했던 우리 팀이건만 결승전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긴장도가 심하면 근육이 경직되고 샷의 정확도가 떨어진다. 작은 실수가 또 긴장도를 높이게 되고 팀원들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집중도와 자신감이 떨어진다. 결국 멘탈이 신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시합에서만 그렇겠는가. 연습할 때도 어떤 자세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멘탈에 대해 오해가 많다. 무감정, 냉철함, 사람이 무쇠와 같이 되는 것이 멘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멘탈을 강하게 하기 위해 밤중에 공동묘지를 다녀오게 하고, 고난도 번지점프 같은 극기 훈련을 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멘탈은 삶의 의미를 바로 세우는 것이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스려나가는 품성이며 EQ(감성지능)이다. 나아가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하다. 그래서 멘탈은 스포츠 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건 간에 멘탈은 중요하다. 처음부터 멘탈이 좋은 사람, 태어날 때부터 멘탈이 나쁜 사람으로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배워가는 것이고 다듬어지는 것이다.  

 

멘탈에서 중요한 것 두 가지만 뽑아 본다면, 첫째는 현재 자기가 하는 일의 의미를 깨우치는 것이다. 필자가 대학 축구선수를 코칭하게 되었다. 축구선수들도 참 고민이 많다. 선수생활 중에 프로구단에 입단을 해야하고 또 거기서 살아남아야 한다. “만약 프로구단에 발탁이 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프로 구단에서는 계속 버티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많아지면 운동이 잘 되지 않는다. 실제로 선배들 중에 프로로 가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고 프로에 가서도 1군에 들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이런 걱정이 자꾸 커진다. 필자가 코칭하게 된 선수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던져 보았다. 

 

“앞으로 프로구단으로 갈 수도 있고 못갈 수도 있고...또 체육지도자로 일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할 수도 있는데...어떤 경우든 지금 축구선수로 생활하면서 얻은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것이 도움이 될까?”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음 세개를 찾아냈다.

 

“첫째는 실패에서도 일어서는 끈기, 둘째는 인간관계(의리), 셋째는 리더십...”

 

끈기, 인간관계, 리더십...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다. 그것을 지금 축구선수 생활에서 배우고 있다니...“그 래. 미래에 무엇이 되든지 지금 하고 있는 축구를 잘 해야겠네.” 두 사람이 내린 결론이었다. 축구가 인생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 순간이었다.

 

둘째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결과가 뚜렷하다. 승패가 확실하고 또 메달의 색깔도 차이가 확 난다. 그래서 그 결과를 목표로 삼고 그 결과에 집착하게 된다. 그런데 골프 중계를 보다 보면 희한한 일이 자주 벌어진다. 그날 컨디션이 좋아 잘 치는 선수가 3위, 2위를 하다가 1위로 올라선다. 마지막 2홀만 버티면 1위가 확정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웬일인가 그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엉뚱한 실수가 나 오고 그만 무릎을 꿇고 만다. 결과가 너무 크게 보이는 순간 과정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결과가 아니고 과정이다. 축구선수는 축구 자체를 즐겨야 하고, 스키선수는 스키 자체를 즐겨야 한다. 

 

스포츠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스포츠건 인생이건 의미를 찾고 과정을 즐기자.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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