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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27] 팀을 성공시키는 비결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1/1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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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 경영대학원장     ©화성신문

지난 15일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이기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하게 된 프랑스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선수들은 대통령궁에 초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파리 샹제리제에서 대대적인 환영 퍼레이드가 있었다. 월드컵 경기는 단지 스포츠 오락을 넘어서 국가의 자존심 대결이고 국민의 사기를 올려주는 이벤트라는 것을 이번에도 느끼게 된다.

 

축구는 영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이를 국제화하는 데는 프랑스의 역할이 컸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프랑스인 로베르 게랭(Robert Gu·rin)의 주도로 1904년 5월21일 파리에서 결성되었다. 그래서 FIFA(F·d·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가 프랑스어 표기를 유지하고 있는 것 이다.

 

프랑스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다.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은 독일계 아버지와 포르투갈계 어머니를 두고 있고, 우사인 볼트만큼이나 잘 뛴다는 킬리앙 음바페는 흑인이다. 그는 카메룬 출신의 아버지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들뿐이 아니다. 프랑스 대표팀 23명 중 21명이 이민가정 출신이다. 그 중 15명은 아프리카계이다. 형제가 각각 프랑스와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로 뛰는 선수도 있다. 프랑스팀의 미드필더 폴 포그바의 형 플로렌틴 포그바는 아프리카 기니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부모가 이민온 후 태어난 동생 폴 포그바는 프랑스 국가 대표가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한 팀이 될 수 있었을까? 좋은 팀의 조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고, 다른 하나는 팀으로서의 조화와 단합이다. 그런데 개인 기량을 생각하다 보면 다양성이 높아지고 팀내 이질성이 커진다. 단합이 어려워진다는 말이다.

 

스포츠 팀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현장에도 다양성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되었다. 일단 여성들의 참여가 늘면서 다양성이 높아졌고 또 전공과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TF활동을 하는 경우도 늘었다. 물론 국제화가 가속화되면서 프랑스 축구팀처럼 문화적인 다양성 또한 흔히 보는 현상이 되었다. 애플의 컴퓨터 마우스를 개발한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IDEO)는 디자인 전문가만 모여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학 전공자, 언어학 전공자, 회계학 전공자, 전자공학 전공자, 재료 전공자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일한다.

 

그러면 이런 다양성을 어떻게 극복하고 창의적인 팀으로 만들 수 있을까? 리더의 노력이 절대적이다.

이번에 우승한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감독은 디디에 데샹(Didier Claude Deschamps)이다. 그는 20년 전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었는데, 이번에는 감독이 되어 다시 한번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 데샹은 2012년 7월부터 프랑스 축구팀 감독을 맡아 6년 동안 팀을 일구어 왔다. 세대교체를 이루었으며 스타플레이어 중심의 팀을 세트플레이 중심으로 전환했다. 출신 불문 최선의 선수를 선발해서 그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데샹 감독이 특별히 신경을 쓴 것은 ‘원 팀’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선수시절 감독과 선수들이 불화를 겪는 경험을 하면서 ‘원 팀’이 팀 성과의 절대적인 조건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감독이 된 후 선수들의 소통에 유념했다. 선수들이 함께 식사하게 했고, 식사할 땐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대화를 하게했다. 젊은 선수들이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 대회를 열어 스트레스도 풀면서 단합을 하게 만들었다. 한편 파벌을 만들거나 기강을 해치는 선수는 팀에서 과감히 제외했다. 그래서 그는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데샹은 그 스스로 다양성을 즐기는 성품이었다. 그는 선수시절 흑인인 마르셀 드사이, 알제리계인 지네딘 지단 등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과 가리지 않고 어울렸다. 20년 전 함께 뛰었던 동료 지단은 “기술과 체력은 노력으로 얻었지만, 선수로서 지녀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은 데샹으로부터 배웠다”고 말할 정도였다.

 

프랑스인들은 차이를 수용하는 것을 톨레랑스(tol·rance, 관용)라고 한다. 이제는 똘레랑스를 넘어 다양성을 즐겨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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