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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57] 당신의 조직에는 어떤 습관이 있는가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3/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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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구글은 복지시설이 좋기로 유명하다. 배구장, 농구장, 풀장이 있고,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있으며, 최신 시설을 갖춘 통근버스는 물론이고 최고급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구내식당이 있다. 이런 광경을 보면 구글 사람들은 널찍한 사무공간에서 조용히, 깊은 사색을 즐기면서 일하는 고급스런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사실은 그 반대다. 구글 사무실은 어디든지 붐비고 팔을 벌리면 쉽게 누군가 잡을 수 있고, 여기저기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들린다. 구글러(Googler, 구글사람)는 결코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함께 먹고, 부딪히며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이다. 그들은 질서 정연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싫어한다. 사무공간의 칸막이에는 사진과 그림과 메모지들로 어지럽다. 사실 그들의 복지시설도 사람을 끌어 모으고 그들이 서로 부딪히고,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장치인 것이다.

 

 구글은 구글 대로, HP는 HP대로, 3M은 3M대로 일하는 습관이 있다. HP에서는 10시 반이 되면 커피 브레이크를 갖는다. 사원들이 잠시 일손을 놓고 라운지에 모여 차를 마시는 것이다. 아니 차를 마신다기 보다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냥 그들은 전통적으로 그렇게 해오고 있는 것이다. 의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누가 소집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커피 브레이크는 사원들 간에 정보를 교류하고 또 유대를 높이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3M에는 ‘반대자가 증명하라’는 규칙이 있다. 회의 석상에서 누가 어떤 제안을 하면, 제안하는 사람이 그것의 성공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이 그 제안의 실패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보지도 않은 일을 성공이든 실패든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3M에서는 누군가 제안을 하면 거의 바로 실천에 들어가는 것이다.

 

개인에게도 습관이 있듯이 조직에도 습관이 있다. 조직에 있는 습관은 조직원들이 공통적으로 따르는 공동체 습관이다. 우리는 이것을 조직문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쁜 조직에는 나쁜 습관이 있고, 좋은 조직에는 좋은 습관이 있다. 고답적인 조직에는 고답적인 습관이 있고, 창의적인 조직에는 창의적인 습관이 있다.

 

작년 2월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신입간호사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신입간호사의 죽음에는 ‘태움’이라 불리는 간호사 사회의 관습이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움은 ‘재가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인데 교육한다는 명목으로 선배들이 신참을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간호사 업무의 성격상 실수가 있어서는 안되고 초기에 철저히 교육을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교육을 넘어서서 인격적인 모독으로까지 치닫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요즘 좀 덜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조직에서는 야근 또한 큰 문제다. 조선소에는 선주측에서 파견한 엔지니어가 있다. 한국 조선소에 처음 파견나온 한 유럽 엔지니어가 한국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밤낮으로 열정을 다해 일하는 모습이 경탄스러웠다. 그래서 그는 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경의를 표했다. 그러나 한 달 후 이 엔지니어가 사장에게 이메일을 또 보냈는데 이번에는 경의가 아니라 분노를 표하기 위해서였다. 한국 사람들은 곡 필요해서가 아니라 의례적으로 야근을 하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성토한 것이었다. 

 

리더는 조직에 어떤 좋은 습관이 있는지 어떤 나쁜 습관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조직의 창의성을 높이고, 인간관계의 질을 개선하며 조직원들을 성장시키는 핵심적인 습관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리더가 앞장서서 좋은 습관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2005년부터 LG생활건강의 CEO를 맡아 탁월한 경영성과를 올리고, LG그룹 최장수 CEO를 기록한 차석용 부회장은 그 스스로 특별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는 술, 담배, 골프, 회식, 의전(儀典)을 모르는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소위 5無 경영의 실천이다. 그는 또한 오전 6시에 출근하여 오후 4시에 칼퇴근한다. 그가 그렇게 하는데 직원들도 예전처럼 회식을 할 수 없다. 그가 그렇게 하는데 직원들이 야근을 하기 어렵다. 형식적인 일, 불필요한 일을 없애고 몰입을 해서 일하는 습관이 조직 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당신은 지금 조직에 어떤 습관을 만들고 있나요?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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