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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칼럼 화성춘추(華城春秋) 10] 사진, 꽃으로 피어나다
이인학 사진작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4/1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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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학 사진작가     ©화성신문

바야흐로 시선이 도달하는 모든 곳이 봄이다. 봄에 대한 증표 중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것을 꼽는다면 그것은 바로 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봄이라는 계절적, 더 정확하게 말하면 기온에 의해 개화가 결정되지만, 꽃이 피어야 봄이 왔다고 인정한다. 눈 속에서 피어나는 복수초부터 시작하여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등. 이러한 꽃들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우리는 봄이 왔다고 말한다.

 

남과 북으로 길게 위치한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꽃 소식은 단풍 소식과는 반대로 남녘에서 먼저 전해온다. 2월경 제주도 매화의 개화로 시작되는 꽃 소식은 바다 건너 광양의 매화로, 그리고 전국으로 꽃세상 영토를, 한지에 물감 번지듯 확장시킨다. 굳이 꽃 사진가가 아니더라도 꽃이 피어나면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많은 사람들의 카메라도 바빠진다. 어디에 어떤 꽃이 언제쯤 피어난다는 소식에 발걸음이 자동 반응하게 되고, 셔터를 누를 때의 희열감에 봄바람의 매서움도 이겨낸다. 

 

이맘때면 메스컴은 물론이고 SNS에 친구, 동료, 가족들과 함께 활짝 핀 꽃을 배경으로 한 인생사진이 전면을 장식한다. 지자체마다 꽃 축제로 상춘객들을 불러들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진해 군항제가 될 것이다. 꽃에 취하고 아름다움에 취하고 인증샷 또한 가히 꽃 축제의 백미가 된다. 인생에서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면서 말이다. 잘 찍고, 못 찍고는 여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꽃이 멋진 사진의 보증 수표인데 뭘 걱정하겠는가. 꽃은 사람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마력을 지녔다. 아름다운 빛깔과 조형적인 형태는 눈을 황홀하게 하고, 은은하면서도 고혹적인 꽃의 향기는 마음의 평안을 준다. 필자도 사계절 중에서 꽃피고 새가 우는 사월의 봄을 가장 좋아한다. 한적한 교외의 벚꽃길을 걸으며 눈보다 흰 꽃눈을 맞아본 경험은 그 어떤 황홀한 추억보다 더 강한 울림이었다.

 

요즘의 스마트폰은 카메라 기능이 워낙 뛰어나서, 역광은 물론 아웃포커스도 조절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굳이 무겁고 조작하기 어려운 전문가급 카메라가 아니더라도 멋진 꽃 사진과, 꽃이 배경이지만 꽃보다 아름다운 인생사진을 폰으로 찍을 수 있다. 어렵고 복잡한 사진적 지식은 꽃이 다 해결해준다. 우리가 꽃을 찍으면 우리가 꽃이 된다. 아니 꽃으로 피어난다. 사진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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