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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62] 집중할 때와 탐색할 때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4/1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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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구글에서 만든 자율주행차 웨이모 원(Waymo One)이 2018년 12월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에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 주행을 하던 자율주행차가 이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은 우버를 이용하는 것처럼 앱을 깔고 스마트폰으로 호출을 하면 웨이모 원을 이용할 수 있다. 비록 애리조나주가 자율주행을 허용 했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아직은 엔지니어가 동행을 한다. 하지만 조만간 그 엔지니어도 사라지고 완전한 자율주행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이 상용화되고 일반화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상당히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다보고 있다. 당장 택시업계에 타격이 클 것이다. 운전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택시업계가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 전체가 문제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자동차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우버같은 회사에서 운전사 없는 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한다면 택시비가 엄청 싸지게 되고 택시 이용이 아주 손 쉬워질 것이다. 그럼 자가용을 소유하고도 하루 한 시간도 운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이 굳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있을 것인가? 자동차 수요가 줄면, 동네 카센터는 어떻게 되고 또 보험회사는 어떻게 될 것인가?

 

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하는 L씨는 최근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무면서 자율주행차가 정형외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율주행으로 인해 자동차사고가 줄어들 것이고 이는 필시 외상치료를 담당하는 정형외과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다양하게 그리고 복잡하게 연결이 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한 곳에 변화가 생기면 그 파장이 한두 군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잘 나가던 직종이 죽기도 하고 새로운 산업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투자회사에서는 이런 것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안된다. 어디 투자회사뿐이겠는가?

 

L사장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맞물림 현상을 잘 풀어내고 미래를 예측하느냐 하는 것이 항상 숙제다. 본인 스스로도 다양한 데 관심을 기울이고 또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럼 직원들에게는 어떤 숙제를 주어야 할까? L사장은 오랜 시도 끝에 50/50 법칙을 발견했다. 

 

일차로 직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연구할 분야를 나누어주는 것이다. 누구는 자동차, 누구는 화학, 누구는 헬스케어 등으로 말이다. 담당자는 그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누구보다도 전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하고, 또 변화를 누구보다도 빨리 인지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반쪽짜리라는 것을 깨우쳤다. 조금 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의 변화는 분야를 초월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을 담당하는 사람이 정형외과까지 관심을 갖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분야 50, 다른 분야 50, 이렇게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 50/50 법칙이다. 

 

전문화한다고 분야를 정해 놓으면 타 분야에 관심을 소홀히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기 분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것이 싫고 그래서 갈등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L씨가 경영하는 회사에서는 50/50법칙 때문에 다른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다.

 

하버드대 교수로 있던 챠브리스와 사이먼스(Christopher Chabris and Daniel Simons)는 1999년 소위 ‘보이지 않는 고릴라(invisible gorilla)’ 실험을 한다. 흰색 셔츠를 입은 사람 3명과 검은색 셔츠를 입은 세 명이 서로 농구공을 패스하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를 피실험자에게 보여주고, 흰색 셔츠를 입은 사람이 공을 몇 번이나 패스를 하는지 세어 보라고 한다. 피실험자들은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는데 사실은 그 사이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천천히 농구공 놀이하는 공간을 지나간다. 고릴라가 중간에 서서 자신의 가슴을 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농구공 패스를 세는데 열중한 나머지 피실험자의 50%가 고릴라가 비디오에 등장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사람이 어느 곳에 집중을 하게 되면 다른 것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실험 이었다.

 

통상 우리는 집중을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곳에 너무 집중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변화가 많은 상황에서는 치명적일수도 있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주변을 살펴야 하고, 나의 전문분야에서 일어난 일이 다른 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다른 분야의 미세한 변화가 우리 분야에는 어떤 파장을 주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집중과 탐색은 반반 겸비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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