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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 심리칼럼] ‘손을 잡은 온기’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5/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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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소년의 마음에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은 어두움이다.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석에 웅크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어린아이가 보인다. 그는 세상을 보지 않으려고 작정한 듯 고개를 뚝 떨어뜨리고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의 다리 사이에는 어린 소년의 고개만이 무겁게 들어와 있다. 주변이 어디인지 실내인지 또는 실외인지조차 알 수 없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고개를 떨구고 있는 그 소년이 오랜 기간 동안 그렇게 살아왔다는 것이다. 아이는 참으로 외롭고 슬퍼보인다. 

 

그는 갓난아이 때부터 웃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그래서 그 아이는 엄마 아빠를 보고 웃음으로 인사를 하고 웃음으로 대화를 하려 하였다. 그리고 부모와 장난치고 싶었고 재미있게 놀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늘 심각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심각한 얼굴로 아이를 쳐다보았다. 자주 어머니와 다투기도 하였고 집안에 있는 시간보다 집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아이는 아버지와 함께 놀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손에 잡히지 않는 날아다니는 나방과 같았다. 마치 그 아이와 아무 상관이 없는 다른 세상의 사람처럼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늘 우울한 사람이었다. 어머니는 늘 아버지를 향하여 화가 가득하였다. 그 화를 이기지 못하고 어린 아이가 보는데서 술을 마시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다. 자신의 아이가 배가 고픈지 목이 마른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부부관계에서의 힘듦에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있었다. 어린 아이는 그래도 어머니의 품을 느끼고자 어머니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러한 어린아이를 향하여 어머니는 내동댕이쳤다. 차갑고 냉정하게 그 아이의 존재를 귀찮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어머니의 기분에 맞춰 웃고 또 웃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아이를 밀어내고 더 멀리 밀어내며 외면했다. 아이는 어머니의 품을 아무리 쫓아가도 내어주지 않는 것이 마치 차가운 얼음산과 같았다. 

 

이후 아이는 혼자가 되었다. 한 집에 부모와 함께 살지만 버림받음을 경험하였고 외롭고 슬픈 아이로 살아왔다. 이 어린아이가 나중에 성인이 되어 슬프고 외로운 어린 시절의 자신을 만나러 갔다. 성인이 된 그 자신은 어렴풋이 보이는 어린 자신에게로 다가가 등을 쓰다듬어 주며 따뜻하게 감싸 안아 주었다. 그리고 그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온기를 느끼게 했다. 그 어린아이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온기를 준 성인이 된 자신에게 고개를 내어 보이며 그의 품에 파고들어 한참을 울고 또 울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어린아이와 성인이 된 자신은 이제부터 함께하며 오랜 외로움과 슬픔에서 나와 밝고 환한 세상을 함께 웃으며 살아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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