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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박사의 正學奉行(정학봉행)] 금리와 금니
남주헌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장 디자인학박사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6/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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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헌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장(디자인학 박사)     ©화성신문

# 며칠 전 옷 수선 가게에 커피를 마시러 갔을 때였다. 사장님과 중학생이 무슨 말인가 주고받더니 서로 웃음이 터졌다. 학생이 돌아가자 사장님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상황은 이러했다. 라디오에서 미국 금리 인하 관련 뉴스가 나오기에 학생에게 “금리(金利)가 무슨 뜻인지 아니?”라고 물어 본 것이다. 답은 “금이빨 아닌가요?” 하더란 것이다. 그래서 서로 웃음이 터졌다는 것이다. 물론 금리(金利)인지 금(金)니 인지 헷갈릴 수는 있겠지만 쉽게 ‘금이빨’이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온라인이 일상화 되면서 ‘물음과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면서 말하는 것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012)에서 OECD 회원국을 상대로 문장 이해력을 측정한 조사가 있었다. 한국은 문해력에서 국제평균치보다 낮은 10등으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고, 고급 문서 해독력은 꼴찌권 이었다. 한글전용으로 문맹률(文盲率) 제로인 나라에서 ‘문해력’이 낮다니 이해하지 못할 일이다. 한편 우리말의 70%를 차지하는 것이 한자말이고, 한자를 특별히 배우지 않았으니 신종 문맹자(文盲者) 즉, 한자 문맹자가 많이 생겨났고, 독서를 하지 않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OECD에서는 문해력(literacy)을 “문장을 이해하고, 평가하며, 사용함으로써 사회생활에 참여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자신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定義) 하였다. 

 

# 인터넷 매체, 소셜 미디어 같은 뉴 미디어와 온라인 소통이 확산되고 있다. 책을 읽지 않는다. 우리말의 70%를 차지하는 한자말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어휘력, 독해력, 문해력이 증진될 수 없다. 독서와 한자 문맹의 심각성을 받아들어야 한다. 개념이 모호해지고 정보의 변별력, 비판적 사고력은 떨어질 것이며 사회생활 참여는 어려워질 것이다. 한편 사회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문화는 피폐화되고 민주주의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 커피숍에서 커피와 홍차처럼 양자택일 문화도 있지만 커피와 설탕처럼 보완 관계 문화가 병행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스마트폰이 일상화 되었지만 책 읽고,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스마트폰과 책, 한글과 한자의 보완관계 문화는 문해력 증진과 더불어 어문 생활과 우리의 문화를 풍성하게 해 줄 것이다. 그래야 ‘금리(金利)와 금(金)니’를 구분할 수 있고, 자신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cyber5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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