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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파크골프장, 냄새 심한데 대책을 안 세우네요”
하수종말처리장 위에 설치된 파크골프장, 시설은 괜찮은데 냄새가…
이용 노인 고객들 “화성시는 노인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요”
“노인들 운동에 파크골프 만한 게 없지만, 화성엔 골프장 턱없이 부족”
인구 13만 양평엔 36홀 파크골프장이 몇 개, 전국 대회도 수차례 개최
“정남면, 서신면에 36홀 멋지게 만들어 전국대회 한 번 개최해 봤으면…”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06/1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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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 동탄 파크골프장 이용객들이 냄새가 나는 이유를 설명하며 수질복원센터(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을 가리키고 있다.     © 화성신문

 

“냄새가 너무 나요. 오늘처럼 맑은 날에도 이런데, 날씨가 흐리면 냄새가 역겨울 정도로 많이 납니다. 여러 사람들이 조치를 해달라고 수차례 건의를 했는데도 전혀 반영이 안 되네요. 행정하는 사람들이 정말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씨가 청명하던 지난 12일 오전 9시 30분경, 화성동탄2수질복원센터(하수종말처리장) 부지 위에 설치된 파크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이경우 씨(72)의 한 말이다.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인 ㈔대한파크골프협회 소속 심판위원이자 경기도협회 심판위원장이기도 한 이 씨는 동탄에 살다 서해안에 인접한 서신면으로 이사를 간지 7년 됐지만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 파크골프장 이용 고객들은 골프를 즐기다가도 냄새가 심해지면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고 말한다.     © 화성신문

 

이 씨는 “이 곳에 골프장이 운영되기 시작한 게 2016년 봄 무렵이니까 3년 정도 되는데 냄새 때문이 어르신들이 고생을 많이 하신다”며 “화성시와 위탁관리를 맡은 화성도시공사는 냄새가 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와 파크골프장 홀들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송수현 화성시파크골프협회 사무국장(73)과 합류하게 됐다. 두 사람 모두 운동을 열심히 해서인지 칠순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다.

 

▲ 파크골프장 전경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 화성신문

 

이 씨와 송 씨는 냄새 진원지인 환풍구를 가리키며 “냄새가 난다고 민원을 넣으니까 환풍구 위에 2m 높이의 나무 가림막을 추가로 설치했지만, 부실 자재를 쓴 탓인지 나무 틈이 쩍쩍 갈라져 그 틈새로 냄새가 새 나온다”며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화성시의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씨는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어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70대 중후반의 건강하던 분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것도 냄새 때문 아닐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탄 파크골프장 규모는 9홀 짜리 두 개로 18홀이며, 하루 평균 130명 정도가 이용한다고 한다. 주말에는 200명 정도로 많아지며, 사람이 많으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9홀 도는데 4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18홀을 돌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 파크골프를 치며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이용 고객들.     © 화성신문

 

파크골프장 냄새를 이야기하던 두 사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골프장 추가 조성으로 이어졌다. 현재 화성시에는 파크골프장이 두 개 있다. 하나는 18홀 짜리 동탄 파크골프장이고, 다른 하나는 향남읍에 있는 9홀 짜리 골프장이다.

 

두 사람 이야기의 핵심은 화성시가 노인 인구들에 대해 거의 배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구 80만 명에 1년 예산규모가 3조 원이 넘는 화성시가 인구 13만 명 수준인 양평군보다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양평에는 36홀 짜리 파크골프장이 3개나 되는데 우리 화성시에는 18홀이 고작”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 골프장 이용자들이 냄새가 나는 환풍구 옆을 지나고 있다.     © 화성신문

 

전국 대회를 열려면 36홀 규모가 돼야 한다. 36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세 곳이나 가진 양평은 이미 전국대회를 몇 차례나 치렀다고 한다.

 

파크골프에 대해 전문가인 두 사람은 화성시가 정남면 귀래리에 방치되고 있는 공원을 이용해 36홀 짜리 하나를 만들고, 바닷가 풍경 좋은 서신면에 36홀 짜리 파크골프장 하나를 조성해 줄 것을 제안했다.

 

▲ 한 이용객이 환풍구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 화성신문

 

골프 심판위원인 이 씨는 “만약 서신면 바다 풍경 좋은 곳에 36홀 짜리 파크골프장 하나가 만들어지면 경기도는 물론 서울과 인천의 노인들이 헤아릴 수 없이 몰려 올 것”이라며 “돈 몇 푼 안 들이고도 노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인데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이 씨는 또 “화성시 동부와 서부의 복지시설에는 편차가 심하며, 이것은 화성시장도 잘 알고 있는 사항”이라며 “정남면과 서신면에 36홀 짜리 파크골프장을 만들어주면 서부지역은 복지낙후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다소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홀에 공을 넣기 위해 거리를 가늠하고 있는 모습.     © 화성신문

 

반월동에 산다는 송 씨는 “노인들에게는 파크골프같이 좋은 운동이 없다”며 “노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파크골프장을 많이 짓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탄에 살다가 평택으로 이사를 간 김화자 씨(70)는 매주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이곳에서 파크골프하며 사귄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차로 50분 정도 걸리지만 자주 온다”고 말했다.

 

▲ 파크골프장은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노인들의 운동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 화성신문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들 중에 간간이 장애인이 보였다. 이 씨는 “장애인들이 재활치료 받으러 가는 것보다 여기서 18홀 돌면 훨씬 재활이 잘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골프 심판위원인 이 씨는 “가족 3대, 즉 손주와 아버지, 할아버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국 규모의 가족사랑대회가 1년에 두 번 열린다”며 “우리 화성시도 좋은 환경을 가진 파크골프장이 많이 지어져서 노인 천국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수질복원센터 파크골프장 종합안내도.     © 화성신문

 

파크골프장을 돌면서 만난 10여 명 노인들의 요구는 명확했다. 하나는 동탄 파크골프장 냄새 원인 제거였고, 다른 하나는 파크골프장 추가 설치였다. 냄새 문제에 관한 한, 환풍구 옆에 서 있는 나무의 잎들이 누렇게 변해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노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에 충분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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