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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박사의 正學奉行(정학봉행)] 공감 1, 공감 2
남주헌 창의인성교육문화 협회장(디자인학 박사)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7/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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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헌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장(디자인학 박사)     ©화성신문

# 대학 언저리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책장을 넘기면서 상반기를 보냈다. 6월이면 학생은 시험을 치르고, 교수는 성적을 처리하면서 한 학기가 마무리 된다. 한 학기를 아무 탈 없이 마무리 했지만 한 해의 절반은 아직 남아있기에 충전이 필요하다. 2019년 후반전을 시작하기 위해 필자는 학기 중 들쑥날쑥 했던 루틴을 정리하고 무더위 흩트려지는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신문 스크랩 100장 정독(精讀)하는 여행’으로 충전하기로 했다. 기간은 6월 29일~7월 5일 일주일간 정하였다. 여행의 테마는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가?” 나름 주제를 정했다. 신문 스크랩 10년차 베테랑이라고 하지만 짧은 여행에 혼자만의 외로움과 나태함을 줄이고 긴장감을 가져보고자 동행자를 찾았다. 스마트폰 시대에 무슨 신문 스크랩으로 정독 여행이라니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핀잔을 듣지는 않을까 내심 고민도 하면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메시지를 날렸다. 

 

# 약간은 엉뚱하고 조금은 색다른 여행에 Y대학 Y교수님과 화성 A중학교 여학생이 함께 여행에 동참하겠다는 소식이 전해 왔다. ‘신문 스크랩 100장 정독하는 여행’에 공감(共感)하는 두 분이 있기에 천군만마(千軍萬馬)를 얻은 기분으로 계획을 세웠다. 평상시에는 사무실에서 혼자 신문스크랩을 하고 즐기면서 고립의 시간이었다면, 이번 여행에는 공감하는 두 분의 동행자가 있기에 기쁨 2배와 약간의 부담과 긴장감을 가졌다. ‘방법을 알려줄까’, ‘준비물은 무엇 무엇이 필요하다’ 등등 신문 스크랩 여행에 필수요소들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깨알같이 많았다. 하지만 부담을 주기 싫어 자율에 맡기고, 이색적인 여행에 설렘과 고민도 추억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보았다. 대신 나 스스로 더 정성을 들인 스크랩을 하루씩 전송해 ‘나 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로 소통하기로 했다. 여행에 묘미를 더하기 위해 1+1 계획도 세웠다. 일상의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이번 여행 중에 하이라이트로 ‘오로지 읽기 위해 전철 1호선’에 오르기로 마음먹었다.

 

 # 신문 스크랩을 움켜잡고 전철 1호선 에스컬레이터에 오르는 나는 누구인가? 전철 객실 안 스마트폰 세계에 신문 스크랩을 읽고 있는 나는 이방인인가? 수많은 생각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 갔다. 그래도 전철에서 고개를 처박고 신문 스크랩을 읽었다. ‘인증샷만 찍지 말고 고전과 함께 로마 여행’, ‘발뮤다의 창업자 “역전의 기회는 늘 있다”’, ‘케인스주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한국만 빼고 전개되는 G20 합종연횡’, ‘한국의 산타아고 순례길’, ‘양조장 문 열어보니 미술관이네요’ 등등 수많은 헤드라인 속에서 기사와 칼럼을 읽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삶의 이야기를 접하며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소설가 백영옥의 말과 글(105) 코너에 “낯선 도시로 갈 때 단지 책을 읽기 위해 일부러 완행열차를 탈 때도 있다. ‘떠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읽기 위해’ 종종 열차에 오른다. 그럴 때 오롯이 나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글은 이 번 여행에 윤활유 역할이 되었다. 

 

# 철학자 몽테뉴는 “책은 나를 빨아들이고 마음의 먹구름을 지워준다”고 하였듯이 신문 스크랩은 나에게 일깨움을 주고 먹구름 하늘에 ‘단비’ 같은 존재다. ‘신문 스크랩 100장을 정독(精讀)하는 여행’ 이 스마트폰 시대 보편적 시각에서는 분명 차이가 있고 기이한 행동이다. 부조리한 세상눈으로 볼 때는 겉도는 이방인으로 보일 수 도 있다. 나에게는 나를 이해하려고 하는 시간에 청량제(淸凉劑)같은 기분이 든다. ‘신문 스크랩 100장을 정독(精讀)하는 여행’에 함께 출발한 [공감 1] 중학생과 교수님, 여행 중 만난 [공감 2] 소설가 백영옥. 오랜 친구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이방인이어도 좋다. 공감하는 사람이 있기에.

 

여행의 테마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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