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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75]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리더가 무엇을 해야 하나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7/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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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필자가 교단에 서기 시작한 것이 1983년이다. 그 때는 교수가 학생들을 편하게 대할 수 있었고, 대학원생들과는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생활했다. 학생들에게 동사무소에 가서 증명서 떼는 일도 시키기도 했고, 이삿짐도 정리하게 했다. 물론 그 대가가 ‘공짜’는 아니었다. 교수는 나름 그만큼 베풀어야 했고 장래를 책임져야 했다. 이러한 사제 관계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세태가 많이 달라졌다. 교수가 지나치게 일을 많이 시킨다고 대학원생이 총장실이나 학교 인권위원회에 제소를 하기도 한다. 연구비 배분에 문제가 있으면 학생들이 가만히 있지 않으며,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연구비 중 일부를 모아 공통경비로 쓸 것 같으면 누군가 이를 문제 삼고 교수는 징계 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것은 이제 생각할 수도 없다.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가 권력이 없거나 불리한 위치에 있는 자에게 부당한 행동을 하는 것을 ‘갑질’이라고 하거나 ‘괴롭힘’이라고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과거 ‘자연스럽게’ 진행되던 일이 이제는 심각한 갑질로 인식되고 있다. 고려대와 한국리서치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에서 갑질에 대한 기사가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것이 2013년이라 한다. 2012년에는 불과 5건이던 갑질 기사가 2013년에는 318건으로 는다. 그 때 이후 이에 대한 보도는 꾸준히 늘어 2017년에는 10,000건이 넘어가고, 급기야 2018년에는 18,013건에 이르게 된다. 

 

이때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역대급’ 대형 갑질 사건들이 터진다. 조현민 대한항공 부사장이 마카다미아를 자신에게 잘못 서비스 했다는 이유로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회항시킨 사건(2014), 11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몽고간장의 명예회장인 김만식씨가 운전기사를 폭언, 폭행한 사건(2015),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폭행하고 성희롱한 사건(2018), 정우현 미스터 피자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2018) 등이 이어졌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족의 갑질은 계속 이어져 급기야 조양호 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씨 건까지 터졌다(2018). 

 

이러다 보니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까지 진행되어,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규가 이러한 내용을 담아 개정되어 7월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되었다. 

 

세상이 이만큼 달라진 것이다. 상급자들의 괴롭힘이 갑자기 늘어서라기보다는 상하관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으며, 그것을 바라보는 평가의 잣대가 바뀐 것이다. 우선 ‘공정성’에 대한 평가가 엄격해졌다. 과거에는 눈감아 주었던 불균형을 이제는 보아주지 않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소설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개인의 불만이나 불의를 참고 눌러두는 것이 아니라 쉽게 터뜨리고 이를 사회 이슈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리더가 할 일은 과거의 향수에서 빨리 벗어나서 ‘뉴 노말(new normal)’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온정적 가족주의를 버려야 한다. 서로 정을 나누고 허물없이 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 이것은 환상이다. 부하직원과 합리적인 거리가 유지되어야 하고, 개인의 공간을 지켜주어야 한다. 우리네 온정적 문화에서는 나이 차가 있으면 바로 ‘형-동생’ 하고, 몇 번 술 한잔 나누다 보면 ‘말을 놓는’ 관계가 된다. 직장에서는 ‘~씨’나 ‘~님’으로 부르는 것이 좋다. 

 

둘째는 리더십 상향 평가제도가 필요하다. 리더가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보이는지,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또 팀원들을 공정하게 다루는지에 대해 부하들의 의견을 듣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물론 상향 평가도 잘못 쓰면 부작용이 있다. 조직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셋째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나쁜 행동을 문제 삼는 것이긴 하지만, 처벌 위주로 조직을 이끌어 가면 안된다. ‘좋은 조직문화’, ‘상호존중과 배려’의 문화 같은 긍정적인 화두를 강조하고 잘한 것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활동을 더 많이 펼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 정점에 있는 리더의 솔선수범이다. 최고위직 리더가 사소한 작은 행동으로 사원들을 바르게 이끌어 나갈 때 그것이 폭포수가 되어 아래로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것이다. 리더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고, 그들로부터 진정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지 그것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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