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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느 소공인의 큰절에 담긴 의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7/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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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화성시청 본관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화성시소공인협의회와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의 간담회는 소공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체험현장’이었다. 소공인들은 간담회에 앞서 절박한 심정을 담은 퍼포먼스를 벌였다. 유행가 가사 개사와 가벼운 율동을 가미한 내용이었다.

 

첫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소공인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있는 쪽을 향해 대뜸 바닥에 무릎을 대고 큰 절을 했다. 공감해서였을까.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간담회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마음에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 하는 소공인들의 절박한 마음이 핏자국처럼 선명하게 아로새겨졌다. 마이크를 잡은 소공인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구구절절했다.

 

대박 날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각종 제도에 막혀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도 있었고, 만들어 놓은 제품이 고가(高價)여서 구매자들이 할부로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금융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구체적인 제도마련 요구도 있었다. 소공인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동장비 및 공동인프라 구축, 부모와 자식이 함께 경영에 참여하는 가족 경영에 대한 지원책 마련 필요성 등에 대한 건의도 있었다.

 

30년간 다양한 장사를 경험했다는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은 소공인들의 요구와 욕구의 맥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소공인들에게는 비서관 이야기 하나하나가 가려운 곳을 정확히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자영업비서관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간담회에서는 유력한 해법으로 ‘집적’(集積)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제시됐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의미다. ‘집적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경제 주체나 경제 활동이 한곳에서 모여 누적됨으로써 발생하는 효과를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인 서철모 화성시장은 취임 이후 줄곧 ‘소공인산업단지’ 조성을 외쳐왔다. 서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거론했다.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소공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산소를 들이쉬는 물고기처럼 가쁘게 호흡하고 있다. 법 개정이 필요하면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 어느 소공인의 큰절은 단순한 절이 아니다. 법을 개정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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