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76] 리더가 치러야 할 비용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7/29 [09:4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전교회장에 출마하겠다 했다. “전교회장이 되면 얻을 수 있는 게 뭘까?” 하는 질문에 “앞으로 대통령이 되는게 꿈인데 거기에 도움이 될 것 같고, 리더십이 뭔지 경험할 수 있고,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리더의 위치에 서면 얻는 게 많다. 위 6학년 아이가 이야기한 것처럼, 경험과 학습을 할 수 있고 또 꿈을 펼쳐볼 수 있다.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도 있고 또 물질적으로 생기는 것도 ‘솔직히’ 있다. 연봉이 올라가기도 하고 보직수당이 생기기도 하고 또 ‘이권’을 챙길 수도 있다. 요 이권이 중요하다. 자기 사람을 채용할 수도 있고, 자기가 아는 업체와 거래를 하게 할 수도 있다.

 

군에서는 장군이 되면 100여 가지가 바뀐다고 한다. 계급장과 복장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과 운전병이 배치되고 보좌관이 따른다. 행사에 참여하면 별 숫자에 따라 예포가 쏘아지고, 또 그 집안에서는 족보에도 기록된다.

 

그러나 이런 혜택과 특권이 공짜가 아니다. 거기에 해당하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에는 많은 조직이 있다. 그 조직들 중에서 제일 중심에 있는 조직이 ‘총동문회’이다. 총동문회에는 총동문회장이라는 리더 자리가 있다. 이 자리에 오르면 상당한 명예와 실권이 주어진다. 그런데 그만큼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우선, 회장이 공식적으로 내야 하는 연 회비가 몇 천만이 들고, 기록되지 않는 비용도 솔찬히 든다. 각종 행사에서 찬조를 해야 하고, 갖은 모임에서 밥을 사야 한다. 이런 돈이 연 회비보다 많을 수 있다. 물론 회장이 되면 경조사비용도 훨씬 많이 든다. 돈과 함께 지출되는 것이 시간이다. 얼굴 비춰야 하는 행사가 많고,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그래서 집에서 식사할 시간이 없고, 오붓하게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이런 것이 리더가 치러야 할 비용이다. 경영대학원 동문회장만 이런 비용을 치루는 것이 아니다. 회사 사장도 마찬가지고, 공기관의 국장도 매 한가지다. 동네 친목계 회장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단순한 참여자들에 비해 지출되는 비용이 많다. 

 

그런데 리더가 누리는 혜택은 점점 줄어드는 데 비해 리더가 치러야 할 비용은 더 늘고 있다는 게 사람들의 푸념이다. 회장이나 사장이 갖는 권위나 명예가 예전과 같지 않다. 사람을 부리는 것도 어려워졌고, 어떤 자리에 가더라도 예우도 시원치 않아진 것이다. 세상이 복잡해지다 보니 스트레스는 점점 커지고 있다. 갈등을 풀어야 하는 스트레스,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하는 스트레스 그리고 개인의 소신과 다른 결정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 이런 것이 리더를 괴롭히고 있다. 자칫하다간 ‘성희롱’에 걸릴 수도 있고, ‘김영란법’ ‘괴롭힘 방지법’도 조심해야 한다. 리더십 보험이라도 들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리더십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일 혼자 편하게 하면 되는데, 뭐 하러 골치 아프게 책임을 맡아 다른 사람에 신경을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꾸준히 탈권위주의화 방향으로 발전이 되어 왔다. 과거에는 사회의 모든 단체가 수직적으로 되어 있었으며 모든 권력이 수직의 정점에 놓여 있었다. 책임도 혜택도 정점에 몰려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꿈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이제는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다. 높은 자리에 대한 견제와 규제는 많아졌고 거기에 몰려있던 혜택은 녹아내렸다. 권력이 이동되고 분산된 것이다.

 

권위주의가 사라진다고 해서 리더십이 불필요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짜 리더십이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다. 다양화가 될수록 불확실성이 증대될수록 소통과 설득과 협상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풀어나가는 것이 리더십이다. 그래서 리더십은 특권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평범한 리더십’ 그것이 미래의 리더십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리더십의 비용이 줄어들어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스스로를 갈고 닦고 솔선수범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이끌어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리더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금전적인 지출이나 시간적인 할애 그리고 거창한 자격 같은 것을 리더에게 요구한다면 평범한 리더의 탄생을 바랄 수 없다. 리더도 휴가철이 되면 당당하게 휴가를 가야하고 또 가족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choyho@ajo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