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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칼럼 화성춘추(華城春秋) 23] 여성과 남성, 그리고 모성과 부성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교육학박사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8/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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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교육학박사     ©화성신문

푸른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공원. 햇살은 따갑지만 무성한 나무 잎들이 깨끗한 산소를 풍기며, 그늘을 만들어 준다. 시야에 꽉 차는 푸른 잔디는 모든 생명체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다. 평화롭고 상쾌하다. 이래서 사람들이 공원을 찾고 이래서 공원이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두뇌를 젖게 한다. 자연은 자신을 꾸미지 않는다.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생동적 삶이 인간에게 편안한 행복을 안겨준다. 

 

순간 우리 인간의 삶이 섬광처럼 머릿속을 스친다.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서 풍겨나는 인간의 모습은 행복보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불안, 고통을 주는 경우가 더 많다. 자연의 삶은 이렇게 우리에게 평안을 주는데, 인간의 삶은 왜 우리에게 힘듦을 주는 것일까?

 

안타까운 마음을 두뇌에 담고 멍하니 시선을 흩뿌리고 있는 어느 순간, 평화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나 자신도 모르게 두뇌에 흘러 들어오고 있었다. 그 원인은 공원의 여기저기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젊은 부부들과 그 주변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에 있었다. 아이들은 해맑게 뛰어 다니고 아빠와 엄마는 때로는 앉아서 때로는 함께 뛰어놀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는 무엇을 욕심내거나 이웃 간에 시기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그저 밝고 즐겁게, 서로 존중하면서 그 순간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모르는 부모들도 어울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즐거워했다.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도 우리에게 행복과 평화와 아름다움을 주고 있음을 느꼈다. 자연도 폭풍우가 치고, 번개가 치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지진이 일어나면 우리는 불안과 고통을 느낀다. 우리에게 편안과 행복을 주는 것은 자연과 인간의 차이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행위 모습에서 풍겨나는 분위기임을 깨달았다.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의 모습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갑자기 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모성과 부성의 가치가 떠올랐다. 이 세상에는 여성과 남성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성과 부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여성과 남성은 서로를 보완하며 동시에 서로가 경쟁하는 면이 있지만, 이 공원에서 본 모성과 부성은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는 차별적 존재가 아니라 동일체였다. 단지 자녀를 귀여워하고 행복하게 해주려는 마음으로 가득 찬 양육자이며 동시에 보호자로서의 모습뿐이었다. 여성과 남성 이전에 인간으로서 하나됨이 있다면 이후에는 모성과 부성으로서 다시 하나됨을 느꼈다. 

 

오늘날 여성의 사회 진출은 일상 생활화되었다. 그 결과 남녀평등이라는 용어가 부각되고 있다. 사회 진출에 있어 성에 따른 차별적 대우가 있어서는 안된다. 그들은 모두 여성과 남성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동등하기에 차별이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차별은 아니어도 구별은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구별에서 나타나는 성차는 상호 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진출에 따른 사회변화는 다시 모성과 부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생각하게 한다. 그들은 남녀로서 사회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다. 부모는 남녀와는 다른 개념이다. 남녀는 성적 구별을 요구하는 용어이지만 부모는 가정의 생계와 자녀양육을 책임지는 공통된 역할을 수행하는 구별 없는 용어이다. 직장에는 여성과 남성으로만 구별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남녀) 그리고 모성과 부성(부모)으로 구별되어 존재한다. 물론 그 구별 이전에는 모두 인간으로서 존재한다. 

 

직장생활에서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 평등이란 용어를 모든 사람은 똑 같이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절대적 평등)로 생각하는 관점도 있지만, 바람직한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한다는 관점이다(상대적 평등). 서로가 다른 것을 같게 대우한다는 것은 오히려 불평등이 된다. 아이와 어른, 약자와 강자에게 똑같이 대우하는 것이 평등이라고 볼 수 없다. 진정한 평등이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존엄성을 존중해 주어야 하며, 여성과 남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성차를 수용해야 하며, 모성과 부성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부모로서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사회생활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남녀의 평등에 대해서는 인식이 강하게 부각되어 있으나 모성과 부성의 평등에 대해서는 미약하다. 다행인 것은 법적으로 여성과 남성과는 다른 모성과 부성에게 주는 평등적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등이란 개념이 법적으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 누구나 이를 수용하는 인식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가정의 평화로움이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모성과 부성의 역할을 존중하고, 이 역할을 다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새롭게 인식하여야 한다. 여성, 남성과는 다른 모성과 부성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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