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보’같은 사람을 만났다. 국보(國寶)는 나라의 보배라는 뜻이다. 화성시 팔탄면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이 대표라는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로 회사 설립 30주년을 맞는 이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국산화’에 매진해왔다.
직장생활을 하다 일본으로 연수를 간 것이 ‘국산화 애국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5000원이면 족할 것을 2만 원에 수출하는 것을 보고 ‘이런 것까지 수입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시발점이 됐다. 일본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 대표는 얼마 후 회사를 설립해서 지금까지 국산화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차근차근 기술력을 쌓아오다 5년 전부터는 ‘일본전산이야기’라는 책으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일본전산과 SMC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회사 수출액 1500만 불 중에서 일본 비중은 5분의 1인 300만 불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대표는 어떻게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이 대표의 노력으로 2만 원짜리 제품 가격이 6000원대로 떨어지고, 30만 원짜리가 10만 대로 인하됐다고 한다. 이 대표의 국산화 노력이 없었다면 일본은 아직도 30만 원에 팔아먹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로 치면 천문학적인 비용 절감을 가능케 한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면에 이 대표는 느긋하다. 2년 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리더의 최고 덕목으로 ‘미래 예측 능력’과 ‘실행력’을 꼽았다.
“우리 경제호가 침몰하고 있습니다. 복원력을 잃어가고 있어요. 선장은 구명정을 띄워야 합니다. 목숨을 살려야 하니까요. 리더는 남들이 어둠이라고 해도 빛이라고 믿고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왜 이 대표와는 달리 극일(克日)에 이르지 못할까. 일단 이 대표의 말대로 리더 다운 리더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사회에 들불처럼 일고 있는 반일(反日) 감정을 어떻게 하면 극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일본이 그렇게 많이 받은 노벨상을 우리는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까. 이 대표의 30년 뚝심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 은근과 끈기, ‘No 냄비근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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