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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칼럼 화성춘추(華城春秋) 27] 찰나의 미학
이인학 사진작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09/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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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학 사진작가     ©화성신문

1839년 프랑스 의회에서 사진술이 공표되고, 사진은 유럽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었다. 초기에는 사진 한 장을 촬영하기 위해서 수 십분 동안 셔터를 개방해야 하는 수고가 따랐다. 그 이유로는 렌즈의 성능과 감광재의 반응 속도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과학기술의 집약체인 카메라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사진 한 장이 찍히는데 불과 몇 천분의 일 초 이내에서 가능하게 되었다. 날아가는 새도 정지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능력을 부여받게 됨으로서 찰라에 사진이 찍히게 되었다.

 

사진이 다른 시각예술의 영역과 차별되는 기준으로 메커니즘을 들 수 있다. 즉 사진은 메카니즘에 아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사진은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과장하여 떠벌리기도 하고, 그 반대로 의식적으로 외면하기도 한다. 카메라가 없으면 사진 이미지가 불가능하고, 그 이미지가 사진이며 사진이 예술이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카메라는 사진의 불가결 조건이다. 그림과 사진의 차이는 무엇인가. 두 가지 모두 이미지라는 공통분모를 갖지만 그림은 사람의 손에 붓과 물감이라는 도구로 탄생하는 이미지이고, 사진은 사람의 손으로 카메라와 필름(디지털 카메라는 촬상소자)을 사용함으로서 이미지의 탄생이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카메라의 기계적이고 광학적이며 전자적인 메카니즘을 무시하면 사진의 정체성은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30년대에 들어서의 사진예술과 그 이전의 사진예술을 구분하는 기준은 순간, 즉 찰라의 미학으로 구분된다. 1930년대 이전에는  날아가는 새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선명한 이미지로 포착하고 싶어도 메카니즘의 한계로 인해서 불가능했다. 카메라는 크고 무거웠으며 , 렌즈는 초점을 맞추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으며, 필름의 감광성이 느렸고, 기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찰나의 순간에 이미지를 포착하지 못했다. 기술의 진보는 마침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독일의 카메라 라이카가 그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등장한다. 작으면서도 가볍고, 밝으면서도 빠르게 초점을 맞출 수 있고, 1,000분의 1초 까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놀라운 카메라 메카니즘의 혁신으로 사진의 표현 분야가 비약적으로 확장되게 되었다. 라이카 이전에는 불가능하였던 다이나믹한 순간을 기록하는 감동적인 사진이 탄생하게 되었다.

 

사진가뿐만 아니라 많은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사진예술 중에서 결정적 순간이 있다. 유명한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이 그 사진이다. 프랑스의 생 라자르 역 뒤에서 고인 물 위를 건너 뛰는 사람을 찍은 이 사진은 1,000분의 1초 까지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없었다면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사진이다. 물론 메카니즘이 가능하다고 해서 누구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같은 결정적 순간을 포착할 수는 없다.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은 하루아침에 결코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의 꾸준한 노력과 카메라 라이카의 메카니즘과 여기에 아울러 세상 사람들의 사진에 대한 찰라의 인식이 보태어져서 나타난 결과이다. 세 박자 쿵 짝처럼 세 가지 요소들의 조합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기에 결정적 순간 즉 ‘찰나의 미학’은 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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