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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86] 깊어가는 메리 배라 GM 회장의 고민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9/10/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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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말이 끄는 마차를 생산하던 윌리엄 듀랜트(William Durant)1904년 우연한 기회에 뷔익(Buick)이라는 자동차 회사를 사게 된다. 그는 원래 자동차에 대해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뷔익을 사고부터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그래 본격적으로 자동차 사업을 벌려보자고 마음먹고, 1908General Motors Company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한다. 그리고는 올즈모빌(Oldsmobile), 캐딜락(Cadillac), 엘모어(Elmore), 오클랜드(Oakland, Pontiac의 전신) 등을 차례로 사들인다. GM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GM은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이라는 걸출한 경영자의 리더십 하에 변신과 성장을 거듭하여 1931년 포드 자동차를 제치고 미국 자동차 산업에서 1위로 등극하여 2007년까지 줄 곳 자리를 지켜왔다. 슬론에 이어 CEO 바통을 받은 윌슨은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은 것이다.”는 말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GM2008년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부도위기를 맞았다. 연방정부로부터 495억 달러라는 거금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회생할 수 있었다. 2009년 이후 2명의 CEO가 가라안고 있던 GM을 살리는데 기여했다. 그들은 모두 GM 외부에서 왔고 또 자동차 산업과도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2014년 메리 배라(Marry Barra)라는 인물이 GM의 키를 잡는다.

 

그는 여러모로 선배 CEO들과 달랐다. 그는 우선 여성이다. GM 최초의 여성 CEO일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 최초의 여성 CEO이고, 미국 대형 제조업체 전체를 보아도 매우 드문 여성 CEO. 그리고 그는 100% GM 사람이다. 아버지도 GM의 현장 근로자였고, 그녀는 GM이 운영하는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오고, GM에서 인턴십을 하다가 정규직이 되었다. GM에서 보내줘서 스탠포드에서 MBA(경영학석사)도 했다. 그녀는 제조 현장에도 있었고, 인사도 했고, CEO가 되기 직전에는 제품개발과 구매, 물류를 맡았었다.

 

그런 메리 배라가 201811월 엄청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북미 공장 5곳과 해외 공장 2곳을 폐쇄하고 사무직, 생산직 14천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했다. 늘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고, 다소 연약해 보이는 여성의 입에서 나오는 이 구조조정안은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2009년 부도위기 이후 이제 좀 안정을 찾았나 싶은데 웬 구조조정이란 말인가?’ 일반 직원들은 볼멘소리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GM은 최근 흑자를 보고 있으며 자금도 상당히 비축하고 있었던 것이다.

 

배라 회장은 지금 어려워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GM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자동차는 이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 간다. 우리는 거기에서 단순히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 이겨야 한다.”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서 이기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데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기존 사업을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테슬라(Tesla)가 있고 자율차는 구글의 웨이모(Waymo)가 있다. 그러나 배라 회장은 GM과 같은 대형 자동차사가 참여해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구조조정 발표 이후 자본시장에서는 반겼다. GM의 주가가 4.8%나 올랐다. 그러나 노조에서는 극렬히 반대에 나섰고,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서도 GM의 이러한 계획을 비판했다. 당장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라 회장은 우선 근로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자신도 한 때 근로자였고, 수많은 구조조정과 파업을 현장에서 목격해왔던 그녀의 심경은 남다를 것이다. 배라 회장의 근심은 또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미래의 대세라고 하자. 그런데 그런 미래가 언제란 말인가?’ 몇 년 안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타나야 한다. GM이 이미 개발한 전기차 볼트(Bolt)도 아직 적자를 보고 있다. 그리고 새로 인수한 전기차 스타트업 크루즈(Cruise)도 언제 빛을 발할지 모른다. 새로운 차에 대한 수요가 빨리만 일어나 준다면 노조도 정부도 설득이 쉬울 텐데 말이다.

 

어쨋든 배라 회장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의 미래는 확실하다. 그리고 변화는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미적미적하다가 파산위기를 맞았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메리 배라가 제대로 판단했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가 시점을 제대로 선택했는지도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리더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리더는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 더러는 많은 사람이 반대해도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배라 회장의 고심이 남의 일 같지가 않다.(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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