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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한 건물주’가 남긴 그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3/0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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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과 공포심도 날로 커져가고 있다. 불안감과 공포심 수치가 높아질수록 길거리 사람숫자는 반비례해서 줄어든다. 길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돈다. 커피숍, 통닭집, 헬스장, 이용실과 미용실 등에는 일반 시민들이 발길이 큰 폭으로 줄었다. 자영업자들의 애처로운 목소리가 안쓰럽다.

 

코로나 사태가 빨라야 6~7월경이 돼야 진정될 것이라는 소식에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여기에 일부 지자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사람들 간의 만남 빈도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들의 대부분은 한 달 벌어 인건비 주고 임대료 내면서 빠듯한 살림을 살아간다. 월세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자영업자들이 넘친다.

 

건물마다 공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유리에 붙여진 임대전단지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생활고에 찌든 사람들이 혹여 나쁜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다행히도 월세 걱정에 밤잠 설치는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헤아린 선한 건물주들의 선행이 회자된다. 선한 건물주들은 한 달, 혹은 두 달간의 임대료를 받지 않기도 하고, 대폭 감액해주기도 한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한 선한 건물주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선한 건물주 주변에 건물을 가진 다른 건물주들은 곤혹스럽다. 자신의 건물에 세 들어 있는 자영업자들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옆집 건물주는 임대료를 안 받는다는데 우리 건물주는 왜 좋은 소식을 주지 않나라는 식의 눈치다. 건물주라고 해서 다 넉넉한 사람들은 아니다. 은행 대출을 통해 건물주가 된 사람들이 많다. 이런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받아서 은행에 이자를 내야 한다.

 

나쁜 사람이 아닌데 상대적으로 나쁜 건물주가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진정한 선한 건물주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을 실천하는 건물주가 아닐까. 월세를 감면 받은 자영업자들에게 소문 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키는 건물주가 아닐까. 선한 건물주의 선행이 분명 칭찬받아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그늘 또한 짙고도 길다. 선한 건물주들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마찬가지로 선한 건물주 아닌 평범한 건물주들이 나쁜 건물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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