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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09] 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정답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4/0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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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작년 12월 30일, 중국에서는 과거 사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 환자가 발생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한중심병원의 리원량(李文亮)과 의사 몇 명이 총대를 멘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를 유언비어라고 하며 이를 발설한 의사들에게 입단속을 시키고 ‘유언비어 유포죄’로 체포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리원량은 이후 불비한 여건 속에서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다 안타깝게 사망하고 말았다.

 

결국 의사들의 경고는 사실로 판명이 되었고, 1월 7일 CCTV는 원인 모를 폐렴의 원인균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것을 보도했다. 그 후 우한에서는 환자수가 급증하게 되었고, 급기야 1월 21일 중국정부는 이 전염병을 최고 등급의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23일에는 우한시를 봉쇄하는 조치까지 내렸다. 초기에 쉬쉬하고 감추었던 것과는 달리 우한시 봉쇄부터는 매우 신속하게 움직였다. 우한시에서 모든 교통은 정지되었고, 도시 질서를 위해 군대가 투입되었다. 동시에 2,500병상의 병원이 단 10일 만에 뚝딱 지어졌다. 

 

우리나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난 것은 1월 20일이다. 우한 거주자였던 중국인 여성이었다. 중국에서 우한이 봉쇄가 되었으나 우리나라는 단계적으로 우한에 대한 여행을 제한했으며, 우한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을 전세기로 호송해 왔다. 그러나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막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바이러스 대처에 전기를 보인 것은 2월 20일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38명의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고부터다. 위기단계도 경계에서 심각으로 바뀌었고, 각급 학교의 개학을 연기했다. 이때부터 대구를 필두로 하여 신천지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진단이 시작되었다. 진단키트와 의료진을 대거 투입하여 하루 1만5천 건까지 진단을 하였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응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중국은 매우 강력한 국가권력을 이용하여 사회를 완전히 통제하여 위기에 대처한 반면, 한국은 국가가 나서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민주적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수습을 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에서의 감염이 심각하기는 하였으나 중국에서 우한시를 봉쇄한 것과 같은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병원시설 확보와 마스크 생산도 해당 기관과 협의를 통해 해 나갔던 것이다. 어떤 것이 옳은 방식일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자 각 나라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에 대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태리와 프랑스는 ‘전쟁’을 선포하고 국민의 이동과 집회를 금지시켰으나 국민들은 이 조치에 쉽게 따르지 않았다. 영국과 스웨덴은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국민 개개인이 ‘알아서’ 대처하도록 유도해 나가는 정책을 썼다. 독일은 다른 이웃 국가와 비슷하게 시민의 이동과 접촉을 제한하는 조치도 내렸지만, 이웃보다는 환자의 치유에 치중을 하였다. 미국은 무엇보다 엄청난 돈을 투입하는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다. 어떤 방식이 정답일까? 과연 정답이 있는 것일까?

 

코로나19 같은 상황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대응방법이나 매뉴얼을 따를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현대 사회는 불확실성의 사회다.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무엇이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 모른다. 금융대란도 있을 수 있고, 기술혁신으로 오는 사회변동도 있을 수 있고, 어떤 대중예술이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다.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의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을 헤쳐 나가는 ‘학습역량’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가 오히려 더 취약할 수 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상황에서 전문가란 학습을 빨리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학습능력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상황을 잘 ‘관찰’하는 능력이다.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다각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자세와 능력이 필요하다. 정말 이때는 겸허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시행착오’이다. 해보면서 최선을 찾아나가는 자세이다. 시행 자체가 실험이고, 현장에서 탐구하고 배우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정답을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다양한 접근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누가 처음부터 완벽을 기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학습을 잘 해 나갔느냐 하는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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