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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13] 거래처 신용관리는 어떻게 하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5/0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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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철강 자재업을 하는 김 사장은 견문도 넓히고, 사람도 사귈 겸 하여 대학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과정을 다닌다. 더러는 6개월 과정, 더러는 1년 과정이다. 이런 과정들을 다니면 좋은 특강도 듣게 되고 또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또한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 비즈니스를 엮기도 한다. 

 

그런데 한번은 동기생 한 사람이 김 사장이 취급하는 철강을 좀 납품해 달라는 부탁을 해 왔다. 결제 조건에 대한 편의를 요구하면서 말이다. 평소에 인상도 좋고 호감이 가는 분이라, 특별히 따져 보지도 않고 거래를 텄다. 결제기간을 좀 길게 잡아주었는데 첫 번째는 약속을 잘 지켰다. 그런데 2번째부터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차일피일 입금하겠다는 날짜를 미루기 시작했다. 결국 김 사장은 그 동기에게 상당한 금액을 떼이고 말았다. 김 사장은 이 일이 있은 후 가까운 사람과는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육류 가공업을 시작한 박 사장은 영업사원을 동원하여 음식점에 식자재를 납품했다. 새로운 아이템이라 그런 대로 인기가 있어 거래처는 날로 숫자가 늘어났다. 그런데 문제는 수금이었다. 제날짜에 수금이 되질 않았다. 갑자기 전업하는 식당도 생기고 아예 문을 닫는 가게도 있었다. 거래를 하다 보면 상대 사장 하고 친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일수록 곤란한 문제가 생긴다. 형편이 어렵다고 조금씩 편의를 보아달라고 하다가 결국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계산을 해 보니 영업사원들이 자기 월급 값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소량이지만 꾸준히 판매량이 늘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수금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또박또박 현금이 들어오니 심적 스트레스도 줄고, 재정에도 오히려 보탬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음식점과 거래를 안 할 수가 없다. 이들과 신용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항상 문제다. 

 

인간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것 하고 비즈니스 거래를 하는 것은 같을 수가 없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를 돕기 위해 금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상으로 지원해 줄 수도 있고, 아예 떼일 것을 각오하고 장기적으로 빌려줄 수도 있다. 그러나 회사 물건을 파는 것은 다른 것이다.

 

그래서 거래관계에서 일차로 해야 할 일은 일을 객관화 시키고 시스템화 하는 것이다. 아무리 회사가 100% 자기 것이라 하더라도, 사장이 개인적으로 결심하고 행동하는 것 하고, 회사 사장으로서 결정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개인의 사사로운 입장과 무관한 규칙과 절차가 있어야 하고 사장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

 

위의 김 사장 경우처럼, 가까운 사람이 편의를 보아달라고 하면, 딱한 입장을 들어주고 연민을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회사 절차를 따라야 한다. 그 일을 직원들에게 토스해서 회사 절차에 따라 검토할 것은 검토하고, 조사할 것은 조사하게 해야 한다. 당연히 거래할 상대에게 요청할 서류도 있을 것이고, 계약서에 명기할 내용도 있을 것이다. 금융기간이나 신용정보기관을 통해 신용도도 체크해야 할 것이다. 

 

그런 과정을 다 거치고, 또 사사로운 관계로부터 자유로운 직원들의 의견도 듣고 하여 결정을 해야 한다. 물론 사실을 다 파악 한 후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신용도는 우선 재무적인 상황을 점검하여 판단하게 된다. 거래처가 현재 영업을 잘 하고 있는지, 외부 차입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과거에 빌려 쓴 돈을 얼마나 잘 갚았는지, 세금 같은 공과금은 잘 내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의 거래에서 별 문제는 없었는지 이런 것을 알아보아야 한다,

 

그런데 사실 신용도를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것은 비재무적인 정보다. 현장에서 맡을 수 있는 ‘냄새’라고 할 수 있다. 신용평가 회사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무리 서류를 꼼꼼히 들여다보아도 현장을 한번 가보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신용도가 낮은 회사는 현장에 질서가 없고, 사람들이 왠지 활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철강회사 김 사장은 그래서 거래업체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트럭기사들을 활용한다. 거래처를 자주 들리는 기사들이 가져오는 정보가 따끈따끈하다. 

 

직원들이 회사에 불만을 많이 표시하는 곳은 문제가 있는 곳이다. 그런 회사와는 신용도 관리를 강화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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