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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 전문가칼럼 화성춘추(華城春秋) 57]코로나 블루, 극복할 수 있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5/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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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희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 화성신문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지도 5개월 가까이 되었다. 우선 마스크 착용이 개인의 건강을 넘어서 가족과 직장, 지역사회라는 공동체에 대한 규범과 예의가 되었다. 직장에서도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쉴 수 있도록 권하고 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도 악수나 포옹보다는 목례를 하거나 주먹을 부딪치는 방식으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대형마트에 갈 때에도 여러 번 생각하고 꼭 필요할 때만 가게 된다. 이제는 관공서나 웬만한 건물의 화장실에 가면 비누가 놓여 있고 손 씻기를 권장하고 있다. 비누가 없더라도 주변 어딘가에는 알코올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무실이나 집안에서 환기도 평소보다 더 자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사회 곳곳의 풍경도 바꿔 놓았다. 하얀 마스크를 낀 사람들을 접하는 것은 가장 쉬운 모습이고, 길거리에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외식보다는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아빠의 술로 인한 늦은 귀가는 현격히 줄어들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기보다는 인터넷쇼핑을 주로 하게 되고 택배기사들은 명절만큼이나 바빠졌다.

 

헬스클럽, 수영장, 목욕탕의 영업기간이 줄어들었고 찾는 사람들도 평소보다 적어졌다. 집안에서 운동을 하거나 혼자 산책을 하는 식으로 신체활동을 하기도 하지만 체중이 늘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초중고등학교가 개학을 연기하고 새 학년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던 학생들은 새로 산 가방 대신 컴퓨터 앞에서 개학을 맞이했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2020년 봄을 이렇게 보내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되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이 어떤 부분에서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일상의 큰 변화가 생길 때 사람들은 대개 3가지 정도의 심리적 반응을 보인다. 첫째는 성큼성큼 변화를 받아들이고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일상의 변화에 처음에 당황하지만 약간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다. 셋째는 이미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사람들로, 상태가 더 악화되어서 우울감과 불안감이 더 깊어지는 사람들이다. 이중적인 정신적인 고통을 겪게 되기도 한다. 세 가지의 반응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 누가 더 건강하고 누가 덜 건강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나의 모습, 가족, 이웃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처럼 코로나19는 신체적 고통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응을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이나 건강 취약계층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대규모의 감염병, 팬데믹 사태는 일반인에게 재난수준의 심리적 두려움과 우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뉴스를 보지 못하거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감을  호소하며 숨을 쉬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주변인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립된 채 혼자서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도 우리 주변에 있다. 가족을 떠나서 먼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자취하고 있는 청년, 혼자 살고 있는 노인,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등도 바로 그들이다. 코로나19가 일으킨 사회적 불안감이 점점 안정을 찾고 있지만, 재난 상황에서 겪은 심리적 상처는 오랫동안 뇌리에 남을 수 있다.

 

심리적 어려움이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면 도움을 구해보자. 주변의 이웃이 불안해하고 우울해한다면 전화로라도 말을 걸어주자.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리적인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마음의 거리는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야 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만 물리적 여건이 허락되지 않는 시간 속에서 가족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먼 거리에 있는 가족과 친지에게는 전화 한 통을 걸어보자. 그리고 심리적 어려움이 크다면 정신건강복지센터(031-352-0175)에 전화를 걸어보자. 도움을 구하는 것은 가장 건강한 행위다.

 

badwork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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