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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23]리더의 진정성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7/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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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세상은 좋은 것으로 넘치고 있다. 어찌 그리 좋은 약도 많고, 좋은 음식도 많고, 좋은 옷도 많고, 좋은 물건도 많은지? 광고는 온통 좋다는 말 뿐이고 또 홈쇼핑 채널은 24시간 ‘특별한’ 상품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정말 그렇까? 이것들이 정말 진짜일까? 

 

세상은 동시에 가짜로 넘쳐나고 있다. 거짓말이 난무하고, 과장과 속임수와 위선이 판을 치고 있다. 명품도 가짜가 많고, 전화도 보이스 피싱이 많고, 정치인의 공약도 믿을 수 없다. 회사가 흑자를 냈다고 해도 그대로 믿을 수가 없다. 혹시 분식회계는 아닐까? 신제품 개발을 했다고 발표할 때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아야 한다. ‘혹시 회사 주가를 올리려는 가짜 뉴스는 아닐까?’ 요즘은 신문, 방송 기사도 그대로 읽으면 안 된다. 가짜 뉴스가 많기 때문이다. 진실이 묻힌 채 말이 화려해지고, 내용과는 달리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도 그렇다. 가짜가 너무 많다. 리더의 말과 행동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리더십이 좋을까? 민주적이어야 한다.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 변혁적 리더십이 최상이다. 예수님 같은 리더가 되고 싶다.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닮고 싶다. 여러 가지 이상이 있고, 희망이 있다. 그런데 이 모든 리더십 모델에 ‘진정성’이 빠지면 아무 것도 아니다. 남에게 봉사하고 희생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것이 무늬만 그렇고 속으로는 가짜라면 무슨 소용이랴. 차라리 평범하지만   진짜인 리더십이 낫지 않을까?

 

부하를 감동시킨 인물로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오기(吳起) 장군을 든다. 그는 전쟁터에서 부하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주는 사랑을 베풀었다. 그래서 연옹지치라는 사자성어의 발원자가 된 인물이다. 그런데 그는 출세를 위해서는 인륜도 버린 인물이었다. 오기는 위(衛)나라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재산을 탕진하였는데, 자신을 비웃고 비난한 마을 사람 30여 명을 죽이고 노(魯)나라로 도망갔다. 노나라에서 그는 군주를 섬기게 되었는데 오기의 아내가 제나라 사람이어서 그가 출세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그는 자신의 아내까지 죽이는 파렴치를 저질렀다. 이런 오기가 부하에게 베푼 사랑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오기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에는 진정성이 결여된 리더가 많다. 가짜 약속을 하는 리더, 부하의 공을 가로채는 리더, 공적으로는 멋진 모습을 보이지만 사적으로는 전혀 딴판인 리더, 윤리 경영을 앞세우지만 실제로는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리더 말이다.

 

가짜가 판을 치고 비윤리 경영 사례가 사회를 강타하면서 리더십 학자들은 2000년대 들어 리더의 ‘진정성(authenticity)’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진정성 있는 리더란 기본적인 가치에 충실한 리더인 것이다. 그렇다고 완벽한 도덕군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인품이 중요하다. 그러나 완벽한 인품을 항상 발휘하는 결과로서의 인품이 아니라, 항상 자신을 의식하고 성찰하며 무엇이 바른가를 음미하고 또 반성하고 스스로 자신을 고쳐나가는 과정으로서의 인품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정성 있는 리더는 남을 다스리는 것 이전에 자신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다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오랫동안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Medtronic)의 경영자였으며 후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교수가 된 빌 조지(Bill George)는 리더들을 깊이 연구해 보니 리더십은 바로 ‘삶 자체’라는 것을 알았다. 

 

진정성 있는 리더는 삶에 일관성이 있다. 그는 줄곧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고 또 공적 삶과 사적 삶에서 차이가 없다. 왜냐하면 같은 가치관으로 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과의 관계도 좋고, 고객들과도 좋아야 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배려’가 그의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진정성 있는 리더는 어렸을 때에도 불의를 참지 못 하고, 커서도 불의를 없애려고 노력하며, 그리고 은퇴 후에도 뭔가 불의와 싸우고 있는 사람이다. 왜냐 하면, 그는 ‘정의’를 위해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앞뒤가 안 맞고, 표리가 부동하고, 말과 행동이 다른 지도자들이 너무 많다. 남의 잘못에는 과민하게 반응하지만,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한 사람들이 있다. 법률가들이 법률을 안 지키고,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정책을 세우는 사람들이 정책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리더십은 직업이 아니고, 연기도 아니다. 리더십은 삶 그 자체이다. 내가 나의 삶을 온전하고 진실 되게 영위하는 하는 가운데 남에 대한 영향력이 발휘되는 것이다. 진정성이 빠진 리더십은 허수아비의 몸짓에 불과하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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