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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남융승 ㈜엘리트산업 대표
“지저분한 콘크리트 바닥, 반짝반짝 광택 나죠”
빨간 옷 즐겨 입어 ‘홍의장군’ 별명, ‘콘크리트 폴리싱’ 만나 인생도 반짝
먼지 날리던 콘크리트 바닥, 대리석 바닥처럼 ‘완벽한 재탄생’
자금 부족에 운명처럼 만난 테라코 장비 놓칠까봐 1년 속앓이
목표 설정 후 집요하게 몰입, ‘간절함과 초심’으로 승승장구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0/08/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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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융승 엘리트산업 대표가 콘크리트 폴리싱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 화성신문

 

 

회사 공장과 물류창고의 바닥은 대체로 콘크리트로 조성돼 있다. 이 콘크리트 바닥 위로 지게차 등이 다니면서 바닥이 훼손돼 먼지가 날리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업환경은 더 나빠진다.

 

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맥가이버 같은 해결사가 있다. 엘리트산업 남융승 대표다. 그의 이름(해떠오를 융, 오를 승)처럼 해 떠오르듯이 짠하고 나타났다.

 

엘리트 산업은 콘크리트 폴리싱(Polishing)을 통해 콘크리트 바닥에 광택을 내는 회사다. 콘크리트 폴리싱은 신규 타설된 콘크리트 바닥이나 기존에 에폭시·우레탄 등으로 마감 처리된 콘크리트 바닥을 연마하고 광택을 내 새로운 바닥재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

 

연마와 광택에는 다양한 종류의 다이아몬드 툴이 이용되며, 작업은 표면 처리강화제 도포연마광택순으로 이루어진다. 콘크리트 폴리싱 작업이 이루어진 바닥은 박리(모래와 작은 돌 가루가 바닥에서 떨어져 나오는 현상)와 크랙(갈라진 틈새)이 발생하지 않고, 유리처럼 반짝거리게 된다.

 

레미콘은 작은 모래부터 25굵기의 자갈까지 혼합이 돼요. 바닥에 타설하게 되면 가벼운 모래가 위로 올라가요. 무거운 건 밑에 깔립니다. 콘크리트 폴리싱 작업을 통해 바닥을 깎기 시작하면 모래부터 나타납니다. 더 깎을수록 점점 굵은 자갈이 보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폴리싱 작업을 많이 할수록, 바닥을 많이 깎을수록, 굵은 자갈이 다양한 모양과 색깔로 노출돼 멋진 디자인이 연출됩니다. 대리석처럼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거죠. 물론 폴리싱 작업을 많이 할수록 비용이 늘어나겠지요.”

 

연마 작업한 바닥, 한 장의 대리석처럼 보여

 

현재 대부분의 공장바닥은 에폭시로 덮혀 있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먼지가 나지 않도록 차선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에폭시는 지게차 등이 다니면서 파손돼 먼지가 발생하게 되고 보기에도 지저분해 진다. 콘크리트 폴리싱은 이같은 골칫거리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대리석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대리석 바닥은 대리석 한 장의 크기를 가로세로 600로 잘라서 붙인 겁니다. 이에 비해 콘크리트 폴리싱은 잘게 부서진 모래와 자갈을 한꺼번에 부어 만든 콘크리트 바닥을 콘크리트 강화제와 연마 작업을 통해 마치 바닥 전체가 한 장의 대리석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대리석과 똑같은 느낌을 나게 합니다.”

 

연마 작업은 쇠를 깎아 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처음에 중심부분을 크게 깎아놓고 거친 면을 조금씩 곱게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남융승 대표는 연마 작업을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한다고 했다.

 

비용이 부담되면 조금만 깎아도 됩니다. 조금만 깎는 세미 폴리싱은 7단계 작업 과정으로 구성돼 있고, 7크기의 자갈이 노출되도록 깎는 일반 폴리싱은 10단계, 25자갈까지 노출시키는 고급형 폴리싱은 15단계로 이루어집니다. 25의 굵은 자갈을 깎아내려면 아주 거친 다이아몬드 툴을 사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톱날로 치면 아주 센 톱으로 갈아낸 다음에 단계별로 작업해서 바닥면을 고운 유리처럼 만듭니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원하는 수준에 거의 도달할 때까지 거친 표면을 깎아낸 다음에 액체로 된 콘크리트 강화제를 분무기로 잔뜩 뿌립니다. 48시간 정도 양생 과정을 거칩니다. 콘크리트는 기공을 통해 강화제를 흡수하게 되고, 굳어지면 훨씬 강해집니다. 내구성도 좋아지고요. 그런 다음 광택이 날 때까지 계속 연마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연마 작업이 끝나면 오염 방지를 위한 코팅제를 바릅니다. 모든 작업이 끝나는 거지요. 아름답고 기능이 강화된 친환경적인 바닥으로 거듭나게 되는 겁니다.”

 

남융승 대표는 콘크리트 폴리싱 기술을 만나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다고 했다. 그 운명적인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군 제대 후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장사도 좀 했어요. 그러다가 IMF가 한창이던 2000년도에 광택 분야를 접하게 됐어요. 대리석을 연마하고 광택 내는 작업을 하는 업체를 운영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며 기업들을 다니다보니까 콘크리트 바닥에 시공한 에폭시와 우레탄이 분리되면서 바닥이 훼손되고 분진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 고민을 호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때부터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면서 주변에 경험 많은 분들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네이버에 장비와 관련한 사이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그 때부터 남 사장은 낮에 일하고 밤에는 밤새도록 인터넷에서 장비를 찾아 헤맸다. 영어실력이 부족해 영어사전을 찾아가며 장비를 추적해 나갔다. 어느 날 미국 지인을 통해 콘크리트 폴리싱에 관한 정보를 듣게 됐다.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테라코(TERRCO) 장비를 발견했다.

 

 

▲ 회사 홍보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한 남 대표.     © 화성신문

 

 

테라코 한국 총판권 확보, “장비 직접 제조 계획

 

“2009, 제 나이 45세에 일어난 운명적인 순간이었어요. 빨간색 장비였습니다. 힘 있게 보였어요. 조사해보니 모터 하나로 40마력의 힘을 내는 장비였어요.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어요.”

 

고민은 그 때부터 다시 시작됐다. 테라코 장비 한 대 가격이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당시 돈으로 1,500만 원부터 6,000만 원 정도였다. 일단 장비를 눈으로 확인해야겠다는 마음에 비행기 표를 겨우 장만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장비 구입에 한이 맺혀 있었어요. 장비를 보러 간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었어요. 생전 처음 혼자 가니 두려움도 있었지만 오직 장비만 생각했어요. 여행은 꿈도 못 꿨어요. 30만 원 들고 갔다가 10만 원 가지고 왔어요. 박람회장을 갔다 오고 나서는 장비를 놓칠까봐 1년 정도 속앓이를 했어요. 대리석 장비가 돈은 되고 좋은 직업인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콘크리트 같은 거친 부분을 깎는 건 불가능해요. 1차로 거친 부분을 깎아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거든요. 하루하루가 피가 말랐어요. 다른 사람이 총판을 가져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면 나는 끝나는 거니까요. 정말 간절한 마음이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남 대표는 테라코 장비 한국 총판권을 확보했다. 첫 장비를 받는데 미국 LA에서 상차하고 나서 한 달이 걸렸다. 배로 부산항에 도착해서 화물차로 싣고 오는데 한 달이 걸린 것이다.

 

엘리트 폴리싱 테라코 장비를 쓰는 건 한국에 저 밖에 없습니다. 제가 총판이에요. 시공도 하고 판매도 하고, 협력업체가 7개 됩니다. 장비도 팔고 기술도 가르쳐 주죠. 수풀망치라는 게 있어요. 기계에 장착해서 그라인딩 하게 되면 25자갈도 올록볼록한 엠보싱 상태로 만들어버립니다. 고속도로 미끄럼 방지를 위해 논 슬립으로 만들잖아요. 코너 돌 때 드르륵 거리는 부분 있지요. 공장에도 마찬가지예요. 코너나 미끄럼이 심한 곳은 25자갈을 기계로 찍어서 엠보로 만듭니다. 거의 영구적입니다. 국내 최초로 적용하고 있고, 곧 특허 출원할 계획입니다. 회사가 더 활성화되고 기반을 잡으면 한국 실정에 맞는 장비를 직접 제조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콘크리트 강화제는 이미 OEM을 준 상태고요.”

 

장비를 들여왔지만, 초창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미국에서 제공받은 시공방법 대로 했지만 엉뚱한 결과들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부실시공을 막기에 바빴다.

 

당황했죠. 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날까?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미국은 콘크리트 타설시 강도 270이상의 고품질 정석 타설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콘크리트 타설시 강도를 180, 210으로 합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품질이 떨어집니다. 구멍도 많고 크랙도 많이 생깁니다.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입니다. 낮은 품질의 콘크리트 타설도 문제지만 240, 270 이상으로 타설했을 때 한국의 기후 특성상 여름, 겨울의 급격한 온도차이로 인해 콘크리트가 재역할을 못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건물 신축이나 설계 단계에 있는 의뢰 업체를 방문하게 되면 강도 270 타설의 중요성, 양생 과정 등을 충분하게 안내해 드립니다.”

 

남융승 대표는 목표가 설정되면 집요할 정도로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진다. 혹시 내가 너무 자신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닌가? 작지만 중요한 신호를 간과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을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현실과 타협하지는 않는가? 하는 질문들이다.

 

 

 

 

리더의 덕목, 자아성찰과 올바른 질문 능력

 

남 대표 별명은 홍의장군이다. 덩치가 어느 정도 있는데다 늘 빨간색 옷을 입기 때문이다. 빨간 옷을 입은 지 15. 집에 있는 옷 중에 80%는 빨간색이라고 한다.

 

선조시대 홍의장군 곽재우는 빨간 옷을 입고 의병활동을 하며 임진왜란을 극복해 냈습니다. 저는 빨간 옷을 입고 일을 하면 어떤 환경에도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경험상 일도 순조롭게 잘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될 수 있으면 빨간색 옷과 소품들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하러 갈 때는 반드시 빨간 옷을 입습니다.”

 

빨간색 옷을 입고 나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저는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웁니다. 그러다보니 만나는 사람에 한계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든 겁니다. 빨간 옷을 입으면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이 생깁니다. 자기암시겠지요. 빨간 옷 입은 대표는 일을 정말 제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려면 품질도 좋아야 하지만, 먼저 나 자신에 대해서도 정직해야 합니다. 다행히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진짜 사고방식이 됐다는 평판을 들으면 기분 좋습니다. 하하.”

 

남이 한 번하면 나는 백 번한다. 남이 백 번하면 나는 천 번한다.’ 남 대표는 공자의 이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노력과 인내, 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남 대표가 추구하는 리더십 덕목은 두 가지였다.

 

리더는 두 가지 덕목을 갖춰야 합니다. 하나는 자아성찰이고, 다른 하나는 올바른 질문을 하는 능력입니다. 저같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매일 노력하는 삶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하루를, 한 달을 수시로 돌아보는 겁니다.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할 것과 놓친 부분들을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겁니다.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물론 완벽한 리더도 없을 겁니다. 단지 노력하는 리더가 있고, 성찰하는 리더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 사람이 훌륭한 리더가 될 테니까요.”

 

남 대표가 두 개의 단어를 좋아한다고 했다. 간절함과 초심이다. 엘리트산업의 사훈이기도 하다. 남 대표는 콘크리트 폴리싱 작업을 통해 새로운 바닥이 탄생하는 순간에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최근 다시 시작한 골프에도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앞으로 만나게 될 미래의 고객인 회사 대표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했다.

 

바닥에 에폭시를 두껍게 까는 것보다 콘크리트 폴리싱이 훨씬 좋습니다. 마치 대리석을 깐 것처럼 디자인도 좋고, 유지보수비용도 훨씬 적습니다. 건물 가치도 높아집니다. 믿고 맡겨보십시오. 확실하게 변화시켜드리겠습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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