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언제나 다가온다. 그것도 부지불식중에. 위기를 안 겪으면 좋으련만, 위기는 감내는 인간의 숙명인 듯하다. 기업인들이 위기를 말할 때, 그 위기는 일반 민초들이 말하는 위기와 무게감이 사뭇 다르다. 기업 위기는 자칫 문을 닫는 경우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똑같은 위기 상황을 맞았는데도 세월이 흐른 후 돌아보면, 어떤 기업은 나락으로 떨어져 있고, 어떤 기업은 위기를 발판으로 삼아 도약하고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최근 만난 L 대표는 2017년부터 2년간 100억 원의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한다. 300억에서 200억으로 100억이 줄었다는 것이다. L 대표는 그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직원을 단 한 명도 감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술 투자와 시설 투자에 집중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L 대표는 기술로 선도하면 분명히 새롭게 맞이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 믿음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2년의 세월이 흐른 후 L 대표는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표준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고, NEP 인증과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았다. 시골집 아이가 사법고시 두 개에 동시에 붙은 격이다. 최근에는 조달청 혁신 조달 제품에 등록되기도 했다.
N 대표도 있다. 존폐의 기로에 서 있을 때, 고민 끝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봤다. 숱한 불면의 밤을 보낸 후 결국 희망을 현실로 만들었다. 특화된 외국 기술의 ‘한국 총판권’을 땄다. 지금은 전국으로 지점을 확대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L 대표와 N 대표가 어둠의 터널을 뚫고 끝내 밝은 빛을 볼 수 있었던 건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한 줄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절박함이 원동력이 됐고, 그 원동력으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코로나19 위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기업에게도, 소공인에게도, 자영업자에게도, 가정에도 모두 위기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마스크 잘 쓰고, 손 소독 잘하고, 거리두기 잘 지켜야 하는 건 기본이다. 중요한 건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눈이다. 상황은 언제나 일어나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반응이다.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다. 상황은 10%, 반응은 90%다. 언제나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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