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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느 여성 대표의 ‘정도 경영’이 주는 교훈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10/2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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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대표를 만났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창업해 30대 초반에 200명의 직원을 두었을 정도로 경영 수완이 좋은 CEO. 지금의 나이는 60대 중반이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그 대표의 사업에도 부침이 있었다. 일감이 없자 직원들도 짐을 쌌다. 급여와 퇴직금은 줄 형편이 되지 않았다. 회사 땅이 있었지만 신도시에 수용될 형편이어서 보상금도 턱없이 낮게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은행에 갚아야 할 돈도 적지 않았다. 땅에 대한 보상을 받아도 은행 빚 갚는데 턱없이 부족했다. 그때 아는 지인이 안타까운 마음에 고의 부도를 제안했다. 달콤한 유혹이었다. 남은 다른 재산을 아들에게 넘기고 고의 부도를 내면 그나마 재산은 지킬 수 있다는 거였다. 그 재산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설명도 했다. IMF로 후유증을 앓던 2000년 당시에는 고의 부도가 적지 않게 발생하던 시절이었다.

 

이 여성 대표는 잠시 흔들렸고 갈등했지만 옳지 않은 길을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보상 받은 돈과 남은 재산들을 처분해 은행 빚을 갚고 세금을 냈지만, 그래도 남은 은행 빚이 6억 원에 달했다. 직원들 퇴직금도 물론 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됐다. 그때 그 달콤한 제안을 했던 지인이 자신의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주었다. 시험에 들지 않은 여성 대표의 올곧은 성품에 감복한 것이다.

 

여성 대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악착같이 일했고, 5년 후에는 은행 빚과 직원들 퇴직금을 모두 갚을 수 있었다. 그 여성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고의 부도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은 잘못된 결정을 하면 아이들의 얼굴을 떳떳하게 볼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그런 일이 있은 이후로도 계속 정도 경영을 걷고 있기에 누구를 만나도 떳떳하다고 했다. 정도 경영.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갚진 일이다.

 

황금만능주의 시대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이다. 몸담고 있는 분야가 사업이든 정치든 공무원이든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면, 그 이득을 좇기가 쉬운 세상이 됐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의미의 내로남불이 횡횡하는 시대다.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그 일을 저지른다면 아이들의 얼굴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느냐는 그 여성 대표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당신은 당신 아이의 얼굴을 떳떳하게 볼 수 있는가. 당신은 정도를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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