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77]
이건희 회장 이전과 이후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11/14 [10:38]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김원석 협성대학교 교수 / 경영학박사     ©화성신문

지난 10월 25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였다. 여러 신문에서 재빨리 삼성전자를 이끌어 왔던 이건희 회장의 업적에 대해 다루었다. 필자는 이건희 회장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신경영선언도 중요하지만, 한국반도체를 인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것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의 인텔이 메모리 반도체를 포기한 것도 경쟁이 치열한데 비해 이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이후 생산 수율이 문제가 되었고, 반도체 가격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삼성반도체가 워낙 손해가 많이 나니까 이익이 많이 나는 삼성전자와 합병하여 반도체사업부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하면 이익과 손해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삼성전자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반도체 호황을 맞이하여 이익이 나기 시작하였고, 물론 그 이전에 진대제 박사 같은 인재를 해외에서 영입하여 반도체 강국을 만들었다. 더욱이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되면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메모리를 생산하여 애플에다 팔고 자기 회사가 만드는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공급했다. 

 

아마도 원자재 부품(반도체)을 생산하는 업체가 직접 제품까지 만들어 파는 회사는 삼성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애니콜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어떻게 삼성이 애플과 겨루는 세계 1등 기업이 되었는지 궁금하였다. 그런데 신경영 20주년을 맞는 해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주최한 세미나에 초청된 300인 경영학 교수 중에 한 사람으로 참가하여 그 해답을 얻었다. 바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는 시기에 삼성이 변화에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엘지전자도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었지만 타이밍을 놓쳤다.

 

앞으로 이건희 회장 이후가 두려운 것은 이러한 격변기에 중국이 쉽게 올라탈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춘추전국시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중원을 차지하느냐 하는 것은 디지털 패러다임의 시기에 패권을 누가 잡느냐에 달려 있다. 코로나가 그것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어록 중에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인재를 찾아보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네이버나 아마존의 창업자처럼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시도한 것이 이제는 엄청난 사업으로 커지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인재제일의 사명처럼, 앞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인재를 국내에 머물지 않고 전 세계에서 끌어 모으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그는 해외에서 1년 이상 어학연수 등을 하도록 지역 전문가 제도를 만들어 전 세계에 삼성이 뻗어갈 수 있는 어학을 갖춘 인재들을 키웠다. 

 

우리가 나라를 튼튼히 세우려면 기업가들과 기업가 정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들만 중요한 게 아니라 기업인들도 애국자이다. 기업인들은 우리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주고, 항상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우리 사회를 더 편하고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드는데 기여한다. 이것이 기업인들의 사회적 책임 중의 하나이다. 물론 이건희 회장도 공과 과가 있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의 어록 중에 “기업은 2류, 정치는 3류”라는 말이 있다. 일본도 정치가 3류이기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미국의 하버드정치대학원에 버금가는 정치인 양성소를 만들고 싶어서 마쓰시타정경숙을 세웠다. 지금 일본의 개혁 세력 중에는 마쓰시타정경숙 출신이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대학의 정치학과에서 그 업무를 담당하지 못한다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체계적인 정치인 양성 기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정치인과 기업인이 서로 대치할 것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여 민생을 살리는 주체로서 상생의 길을 찾아가길 바랄 뿐이다. 그게 정치와 경제를 일류로 만드는 길이라고 본다. 봉담골 서생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말이다. 

 

tetkorea@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