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38]관용과 통합의 리더십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11/14 [10:4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아프리카 내륙에 키부호(Lac Kivu)를 끼고 있는 르완다(Rwanda)라는 조그만 나라가 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1/4 정도이고 인구는 900만 정도 된다. 주변에는 콩고, 우간다, 부룬디, 탄자니아 같은 큰 나라가 있다. 이 르완다는 커다란 상처를 품고 있다. 19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을 하였으나, 토착민족인 다수의 ‘후투족’과 외부에서 온 소수의 ‘투치족’ 간에 분쟁이 일어나 1994년 봄 불과 3개월 사이에 100만 명 이상이 학살 당하는 대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벨기에는 르완다를 식민통치하면서 민족 간의 갈등을 이용했다. 소수 민족인 투치족을 우대하고 그들로 하여금 다수 민족인 후치족을 제압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홀대받던 후치족이 뭉쳐 정권을 장악하고 독립까지 이루었다. 이때부터는 상황이 역전되었다. 후치족이 투치족을 학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후치족인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격추되면서 일이 더 커지게 되었다. 비행기를 격추시킨 것이 투치족이라고 단정하고 후치족 정부와 강경파들이 투치족 말살 정책을 편 것이다. 주변국으로 망명한 투치족들은 르완다 애국전선(RPF)을 결성하여 투쟁하였으며 결국 정권을 재탈환하였다.

 

국제사회는 이 나라에서 또 다른 보복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하였으나, 정권을 잡은 투치족은 ‘용서와 화해’의 정책을 폈다. 1994년 7월 대학살을 주도하던 강경파를 제압하고 정권을 잡은 르완다 애국전선은 새 정부를 꾸렸으나 대통령은 후투족 출신이 맡고, 애국전선의 지도자 폴 키가메(Paul Kigame)는 부통령을 맡았다. 그리고 폴 키가메는 2003년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고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르완다의 새 정부가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 활용한 방법이 ‘가차차’였다. 가차차(gacaca)는 현지 언어로 ‘마을 주민들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모이는 풀밭’이라는 뜻으로 전통적으로 마을의 분쟁을 해결하는 일종의 ‘마을 재판’이었다. 2001년 전국 1만2,100개 마을에 가차차가 설치됐다. 가차차에 나온 가해자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면 낮은 징역형이나 공익형 노역을 선고했다. 그런데 학살 주동자임에도 자백을 거절하거나, 주민들이 그 자백이 미흡하다고 생각할 때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이 방법은 재판 속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가해자를 용서하면서도 피해자의 심리를 달래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가차차 법정은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2013년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런 관용과 통합의 정치를 통해 르완다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나라가 되었고, 또 가장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특히 커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스페셜티 커피의 나라가 되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폴 키가메 대통령의 리더십이 절대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민족 간 갈등으로 고통을 받았던 나라라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빼놓을 수가 없다. 흑인 차별(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하다 27년간이나 복역하고 풀려나 남아공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된 만델라(Nelson Mandela) 역시 화해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 과거사 문제에서 ‘잊지는 않지만 용서한다(forgive without forgetting)’는 원칙을 내걸었다. 그리고 진실은 규명하되 용서하는 정책을 폈다.

 

남아공에서 럭비는 백인의 전유물이었다. 1994년 만델라가 대통령에 오르자 일부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인 남아공 럭비팀을 해체하자고 했다. 그러나 만델라는 이 럭비를 통해 국민화합을 이루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럭비팀 스프링복스를 찾아가 이듬해에 있을 럭비 월드컵에서 우승하라고 응원했다. 1995년 6월 24일,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스타디움에는 4만 3천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흑인과 백인이 뒤섞여 있었다. 백인으로만 구성된 럭비팀이지만 모든 관중이 하나 되어 응원을 했다. 그 결과 약체였던 남아공 팀이 뉴질랜드를 제치고 우승컵을 안은 기적을 만들었다. 그 후 2019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럭비 월드컵에서도 남아공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그때 팀의 주장은 시야 콜리시(Siya Kolisi)라는 흑인이었다. 만델라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르완다의 폴 키가메 대통령과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통합 리더십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크다.         

 

 choyho@ajou.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ㅎㅎㅎ 20/11/20 [17:36] 수정 삭제  
  트럼프에게 보내줘야 하는 글이네요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