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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배기영 ㈜셀텍 대표
“서비스로 기계 만들어 주다 보니 기계쟁이 됐네요”
어려서부터 ‘사업’ 생각, 직장 다닌 목적도 ‘사업 자금 마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 구현, 사용 기업에 원가절감 큰 기여
기존 ‘방류 기준’ 기술과 차별화, “재사용 개념의 공정 개선 기술”
“한국판 그린 뉴딜 정책에 100% 부합”,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0/11/2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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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기영 대표가 제품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로 산 아버지 손목시계가 그 다음날 분해됐다. 조립된 시계는 겉은 멀쩡한 듯 보였지만 당연히 작동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며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화성시 향남읍 백토리에 위치한 셀텍 배기영 대표는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좋아했다. 분해하고 조립하는 게 취미생활이었다.

 

손목시계를 뜯기도 힘든데 어떻게 해서 분해했어요. 기구도 없이 못 끝으로요. 나름 조립을 하기는 했죠. 그런데 시계가 작동은 안 하는 거죠. 하하. 부품이 작잖아요.”

 

셀텍은 수용성 절삭유 자동 희석 공급 시스템과 미세칩(연삭 슬러지, 쇳가루) 분리 장치,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 제조 전문기업이다. 세 가지 모두 세계에서 셀텍만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술이다.

 

SMP PLUS로 명명된 절삭유 자동 희석 공급 시스템은 희석된 절삭유(95%+절삭유 5%)를 일정한 농도로 CNC 가공 기계에 공급하는 장비다. 미세칩 분리 장치는 CNC 가공 과정에서 발생되는 미세칩을 분리해 기계의 손상을 막아준다. CRM으로 이름 붙여진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은 폐기해야 할 절삭유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시스템이다. 셀텍 제품들은 사용 업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제품의 품질이 더 좋아지고,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대표는 어떻게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어려서부터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아이디어도 많았거든요. 직장생활을 하게 된 것도 나중에 사업할 때 술값을 낼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제가 34세에 사업자를 냈어요. 5년 정도 더 빨리 할 수 있었는데 회사에서 잡는 바람에 늦어졌습니다. 몇 번 사표를 냈었거든요.”

 

 

▲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배기영 대표.


  

서비스 차원 만든 기계, ‘만들어 달라주문 쇄도

 

1968년생인 배 대표는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이었던 한국 캐스트롤에 1992년도에 입사했다. 기술개발 부서에서 근무했다. ‘술값을 어느 정도 벌었다고 생각해 3년 후에 사표를 냈다. “, 이제 회사가 너한테서 이익 보려고 하는데 퇴사하겠다고?” 직장 상사의 말에 일리가 있고, 도의적으로도 아닌 것 같아 수긍했다. 2년만 더 다니겠다고 말했다.

 

2년 후 다시 사표를 제출했다. 영국 사람이었던 사장이 불러 설득했다. “앞으로 당신들을 사장으로 만들기 위해 키우고 있었다며 만류했다. 미국으로 보내주겠다고도 했다. 이사 진급을 앞두고 있던 부서장도 술자리를 만들어 부하 직원이 퇴사하면 자신의 인사고과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간곡히 말렸다. 또 주저앉았다.

 

3년 후에 세 번째이자 마지막 사직서를 제출하고, 2000531일자로 퇴사했다. 캐스트롤이 세계적인 석유회사 BP에 합병되고 조직이 바뀌면서 핑계거리가 생긴 것이었다. 회사 운영 목표가 확고했던 배 대표는 퇴사 다음날인 61일자로 사업자를 냈다.

 

제가 자식 욕심이 많아요. 애가 셋이에요. 저는 자라면서 부모님한테 혜택을 받았잖아요. 대학 등록금도 내주셨고 용돈도 주셨어요. 월급 받아가지고는 제가 받은 만큼 애들에게 돌려주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사업을 하면 못해줄 수도 있지만 내가 노력하는 만큼 애들한테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회사 이름을 성은유화로 지었다. ‘성은성은이 망극하옵니다에서 따온 말이다. 고객이 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직장 생활 당시 거래처가 많았던 수원시 영화동에 둥지를 틀었다. 남의 사무실 한쪽에 책상 하나와 전화기 한 대를 놓고 사업을 시작했다. 윤활유를 판매했다. 판매량이 늘고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2002년도에 화성시 수기리로 이전했다. 2005년도에는 법인 전환하면서 사명을 셀텍으로 바꿨다. 200710월 향남읍에 공장을 지어 옮겼다.

 

윤활유를 판매하던 회사는 어느새 절연삭류 개발 및 생산 회사로, 또 기계 제조 회사로 변신하고 있었다.

 

제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어요. 초창기에 윤활유 쪽이었는데 회사가 커지면서 직원 두 명을 뽑았어요. 직원들이 납품하고 계산서를 돌리면, 저는 특수 절연삭류 개발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문제는 거래처들이 많아지면서 AS가 많이 발생하는 거예요. 화학제품이니까 어떻게 쓰는지를 잘 모르는 겁니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 기계쟁이들이잖아요. 제가 AS를 나가야 되다 보니까 제품을 개발할 시간이 없는 겁니다. 그때 생각했어요. 기계를 만들어 주면 휴먼 에러를 줄일 수 있고, 그러면 업체 방문에 들어가는 시간도 줄이고 영업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배 대표는 거래 규모가 큰 어느 회사에 기계 하나를 만들어 공짜로 주었다. 300만 원을 들여 2012년도에 처음 만든 기계가 SMP였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생각하고 있던 아이템이었다. 이후에도 거래 규모가 큰 회사 몇 곳에 기계를 만들어주었다. 반응이 좋았다. 그 업체들을 방문한 사람들이 어디서 만들었느냐’, ‘나도 살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소개로 기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기계 제작 전문 기업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

 

 

▲ 셀텍의 주력 제품인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


  

, 이 기계는 돈 만드는 기계다

 

소개로 자꾸 요구가 들어오니까 안 만들어줄 수도 없고. 또 기계를 만들어서 갖다 주면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우리 기계 덕분에 자기 회사가 많이 좋아졌다고. 예전에 윤활유 쪽 할 때는 현장 담당자들밖에 못 만났는데, 기계를 만드니까 사장들이 부르는 거예요. 대우를 받는 느낌이 좋았어요. 그렇게 고객이 원하는 사양대로 제품을 하나씩 개발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기계를 만들수록 회사 살림은 쪼들리는 것이었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대로 기술을 개발하다 보니 개발 비용이 끊임없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기계 한 대 팔기 위해 서너 번은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어야 했다.

 

이대로 가다간 망하겠더군요. 주변 사람들이 같은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서 더 좋게만 팔려고 하지 말고 용량별로 제품을 다양화해서 특화시키라고 조언하더군요. 조언을 따랐어요. 이전에는 주문 제작이었다면, 상품화를 시킨 거죠. 유저가 선택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힌 겁니다. 예전에는 누가 7톤짜리 필요하다고 하면 7톤짜리 만들어 주고, 15톤 필요하다고 하면 15톤짜리 만들어주었어요. 지금은 10, 30, 50톤 등 상품화해서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때 조언을 듣지 않았다면, 망해도 벌써 망했을 겁니다. 하하.”

 

배 대표는 2014년도에 삼성전자 베트남사업부에 절삭유 자동 희석 공급 시스템을 공급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 2016)에 참가했을 때는 전시회장에 들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회장으로부터 , 이 기계는 돈 만드는 기계다라는 찬사를 들었다고 한다. 2015년 개발된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을 꼼꼼히 살펴보고 한 말이었다.

 

셀텍 주력 제품인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의 장점을 설명하는 배 대표의 눈빛이 빛났다.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은 효익이 굉장히 큽니다. 공장 폐수 무단 방류 사건이 많이 발생하잖아요. 톤당 20만 원, 30만 원 하는 폐수 처리 비용 때문에 몰래 버리는 겁니다. 우리 기계를 쓰면 폐수 처리 비용이 제로가 되고 절삭유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원가 절감이 굉장히 많이 되는 거죠. 관공서와 다툴 일도 없어요. 사이즈가 콤팩트해서 어느 현장에 놓아도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요. 참고로, 이 시스템을 절삭유 자동 희석 공급 시스템과 함께 사용하면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됩니다.”

 

폐수용성 절삭유 재사용 시스템 가격은 1억 원 정도다. 추가 주문이 일어나는 건, 4~5년간 써보니 믿음이 가기 때문이다. 셀텍 제품을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진짜 그게 가능해?’라며 의구심을 가졌던 기업체 관계자들도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은 장밋빛이지만, 불과 2년 전인 2018년도에는 상황이 극도로 나빴었다. 배 대표는 당시 회사를 팔려고 내놓았었다. 자식 같은 제품이 아깝기는 했지만 더 이상 회사를 끌고 나갈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삼성에서 저희 제품 테스트에 들어갔어요. 기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회사 인원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상당수 인력이 거기에 고정 배치됐어요. 검토 기간이 길어지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매출은 줄어들었어요.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어요. 회사를 사러 온 사람들은 말 그대로 그냥 먹으려고만 하는 거예요. 회사 키울 생각은 없고. 그래서 회사를 팔 생각을 접었어요. 다행히 삼성에서 좋은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2021년 초에는 대량 발주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배 대표는 올해 코로나19 상황도 기회로 삼았다. 예정됐던 여러 납품 건이 연기되면서, 개발하려고 했던 장비를 앞당겨 개발한 것이다. CRM과 스마트 팩토리를 연계해서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그렇게 개발됐다.

 

 

▲ SMP PLUS로 이름 붙여진 수용성 절삭유 자동 희석 공급 시스템.

 

▲ 연삭 슬러지 분리 장치.


  

욕심이 아주 많든가, 아니면 바보든가

 

셀텍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제품의 차별화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우리 제품은 기존 방류 기준의 기술이 아니라 공정 개선 기술입니다. 기존 기술이 버릴 때 조금 더 깨끗하게 버리는 게 목적이라면, 우리 기술은 좋게 해서 다시 쓰는 리사이클링 개념이죠. 요즘 거론되는 한국판 그린 뉴딜, 스마트 뉴딜에 모두 해당되는 기술입니다. 올해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클린 팩토리 구축 지원 사업에 우선 공급 가점 대상 제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중소환경기업 사업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고요. 저희 기술이 지금 시류 및 정부 정책과 100% 완벽하게 부합됩니다.”

 

배 대표는 스스로를 쟁이라고 부른다. 지인들은 배 대표를 두 가지 부류 중 하나로 본다. 욕심이 아주 많든가, 아니면 바보든가. 욕심이 아주 많다는 것은 그림을 너무 크게 그려서 지금처럼 펑펑 투자한다는 의미다.

 

행복은 자신의 주변에 사람이 늘 있는 겁니다. 사람을 곁에 있게 하는 방법은 너무 간단해요. 진솔하고 솔직하면 됩니다. 어저께 만났을 때와 오늘 만났을 때 하는 이야기가 똑 같으면 됩니다. 10년 전에 만났을 때와 오늘 만났을 때 저 친구 똑같은 말 하고 있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배 대표가 큰 보람을 느꼈을 때는 자식들로부터 우리 아빠 괜찮은 일 하네라는 말을 들었을 때다. ‘모든 일의 성과는 관심에 정비례한다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배 대표. 그는 도전해야 하고, 도전할 때는 열정적으로 해야 하며, 도전에는 진솔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성공에 대한 개념도 단순 명확하다. 부모에게서 받은 것에 플러스 알파 해서 자식들에게 줄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임직원들에게는 실질적인 복지를 제공한다. 직원들에게 차량을 한 대씩 순차적으로 뽑아주고 있다. 리스료를 내준다. 차량 유지비용과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배 대표는 지시를 명확하게 내릴 수 있는 사람을 리더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했다.

 

제가 가장 부족한 게 지시 내리는 거예요.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걸 못해요. 큰 단점이죠. 의제를 던져놓고 기다려요. 직원들이 알아서 해가지고 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실수할 걸 뻔히 알면서도요. 시간이 많이 걸리죠.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 제 나름의 인재 육성 방식이긴 해요.”

 

배 대표의 취미는 망상이다. “시간만 나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망상하다보면 실제로 제품으로, 기술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자식들에게는 늘 당당하라고 주문한다. 잘못을 했으면 당당하게 사과할 줄 알아야 하고, 할 말이 있으면 당당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기가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결코 당당할 수 없거든요.”

 

배 대표는 인생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모두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 사회가 충실하게 된다는 믿음에서다. 2021년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버님이 올해 여든넷이세요. 부모님 나이 더 드시기 전에 해외여행 다녀왔으면 합니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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