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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 사업’,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❹]
신도성 경기도음악협회 연구원
“하드웨어 필요, 업적 기리되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강요된 친일 행위, 개인의 악인가 민족 전체의 불행인가”
“완벽한 사람 없어, 잘된 점 교훈 삼고 잘못된 점 반면교사로”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0/12/0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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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성 경기도음악협회 연구원이 도서관 자료실에서 난파 홍영후 선생의 수감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다재다능하신 분입니다. 여러 분야에서 상당히 많은 업적을 남기셨는데 그 중에서도 서양음악을 한국에 도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어요. 서양문물을 빠르게 흡수해서 빠르게 전파하셨습니다.”

 

신도성 경기도음악협회 연구원에게 난파 홍영후는 다재다능한 음악인이었다. 신 연구원은 난파를 무모한 도전을 많이 한 인물로도 평가했다.

 

난파는 우리나라 최초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계십니다. 최초의 바이올리니스트, 최초의 음악잡지 발행인, 최초의 음악 관현악단 창단, 최초의 재즈 밴드 창단 등 많은 업적을 남기셨어요. 그만큼 무모한 도전을 많이 했다는 겁니다. 1919210, 난파는 일본에서 삼광이라는 한글 잡지를 발행했습니다. 그 당시 일본에 유학하는 유학생이 불과 1000명 내외였어요. 그런 곳에서 한글로 된 음악 전문잡지를 발행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인 겁니다. 상품성이 전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 계몽을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곡 봉선화가 만들어진지 100주년 되는 해다. 원곡은 애수이며, 1920428일 작곡됐다. 올해는 한국가곡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많이 열렸다.

 

난파의 친일 행적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기 주관적인 판단으로 확대 해석하거나 축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팩트 체크한다면 72일간 수감되었습니다. 사상전향서를 썼어요. 세 곡의 군가를 만들었어요. 일본을 찬양하는 내용의 지나사변과 음악을 매일신보에 썼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도산 안창호나 주요한 등 흥사단원들이 다 검거됐어요. 도산 안창호 같은 경우는 옥사를 했지만, 그럴 각오가 안 돼 있다면 다 사상전향서를 쓰고 나오죠. 중요한 건 이러한 친일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겁니다. 이걸 개인의 악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우리 민족 전체의 불행으로 볼 것이냐 하는 겁니다. 물론 나쁜 놈들도 있어요. 민족을 반역하고, 우리 민족에게 정말 커다란 아픔을 준 악질 고등형사 노덕술, 하판락 같은 사람도 있어요. 난파를 그런 류의 사람들하고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일제강점기 시절의 친일 행위를 반민족행위로 보는 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강요에 의한 행위이기에, 우리 민족 전체의 불행으로 보고 감싸 안고 포용해서 미래로 나아가려고 생각해야지요.”

 

신도성 연구원은 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 사업이 친일 행적 논란으로 인해 중단된 것과 관련해서는 그 사업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있는 그대로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각 지자체마다 자기 지역 인물들을 기리는 사업들을 하고 있어요. 전북 고창에 가면 미당 서정주 시문학관이 있어요. 가미카제 특공대로 나가 산화한 마쓰이 오장을 기리는 송가도 걸려있어요. 매일신보에 쓴 글이죠. 전두환 대통령 56회 축시도 걸어놓았습니다. 강원도 평창에 가면 가산 이효석공원이 있어요. 이효석은 조선총독부 도서관에서 근무했어요. 강원도 홍천에 가면 한서 남궁억 선생 기념관이 있어요. 친일 행적은 조금씩은 다 있습니다. 어떤 인물은 좋은 점만 다 있고, 어떤 인물은 나쁜 점만 다 있는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특정 인물을 영웅처럼 부각시키는 것도 잘못된 일이고, 악의적으로 끌어내리는 것도 잘못된 일입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됩니다. 잘된 점은 교훈으로 삼고, 잘못된 점은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거지요.”

 

신 연구원은 또 여건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뿌리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홍난파라는 큰 나무의 열매에만 관심을 두는 세태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여건이 조성돼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해야 합니다.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게 더 중요한 겁니다. 지금 사람들이 홍난파라는 큰 나무의 열매만 관심 있어요. 나무가 잘 자라려면 열매가 중요한 게 아니라 뿌리가 중요한 겁니다. 홍난파는 그 평가에서 뿌리 연구는 전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음악회나 음악적 업적을 기리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집을 지을 때 지붕부터 짓습니까? 기초부터 다집니다. 난파의 악보 전체, 난파가 신문에 쓴 글 전체, 소설 전체, 사진 전체를 모아서 전집을 만들어야 합니다. 도산 안창호 전집이 14권까지 있는 것처럼요. 하드웨어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래야지만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는 거니까요. 고향의 봄 꽃동산 조성사업이 잘 진행되기를 소망합니다.”

 

신도성 연구원은 인터뷰 말미에 역사는 거울 앞에 서서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했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를 강조한 그의 말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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