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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화의 심리칼럼]늘 뒤에 있는 그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1/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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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화 상담학박사 마음빛심리상담센터장     ©화성신문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할 때 늘 뒤에 있는 편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면 주로 듣는 편이고 추임새조차 그녀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오히려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녀는 사람들이 대화를 나눌 때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고 듣는 것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어느 날 한 모임에서 그녀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하고 있었다. 그때 앞에 있던 한사람이 그녀에게 질문을 하였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에 대하여 그녀의 생각이 어떤지 물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자신의 생각이 매우 재미있을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자신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어 놓기가 두려웠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꺼내 놓는다는 것은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생각을 밖으로 꺼내 놓으면 그녀는 무엇인지 모르는 무서운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았다. 일행의 시선이 자신을 향할 때 순간적으로 온 몸이 떨리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또한 얼굴이 붉어지면서 알지 못할 공포심이 올라왔다. 

 

그녀의 어린 시절 부모님이 무엇인가 아주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때 이 아이는 부모님이 진지함에 서로 어색해하는 것 같아 부모님을 재미있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는 부모님의 대화에 맞장구를 치면서 웃으며 엄마 아빠의 말을 따라했다. 그러면 부모님이 재미있다고 웃을 것 같았고 부모님 두 분은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빠의 묵직한 손바닥이 아이의 뺨을 강타했다. 아빠는 아내에게 화가 나 있었던 것이었다. 그 화를 참고 있던 중 아이가 말장난을 한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아이는 놀라 울먹이며 아빠를 쳐다봤다. 아빠는 씩씩거리며 조그마한 게 함부로 까분다며 더욱 더 화를 내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엄마는 얼굴에 차가움과 분노의 얼굴로 아이를 향하여 소리 질렀다. 조용히 방안에 있을 것이지 어른들 일에 함부로 끼어든다며 크게 소리 지르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순간 무서움과 차가움 그리고 버림받음을 오롯이 혼자 감당했다. 이후 아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에 입을 손으로 막는 버릇이 생겼다. 이에 자신의 마음도 서서히 닫아버렸다.

 

인간은 기뻐하고 즐거워할 때 본능적으로 함께 어울리려고 한다. 이는 인간의 기본욕구이다. 이때 함께 놀아 주고 기뻐해 줄 때 행복감을 느낀다. 이와 반대로 함께하고자 했는데 이를 싫어하고 외면당할 때 충격을 받게 되고 부정적으로 자신과 타인을 인식하게 된다. 이에 자신을 탓하거나 타인을 탓하며 자연스러운 기쁨과 즐거움이 멈추게 된다. 무엇보다도 자기로서 자신이 느껴야 하는 본능적인 감정들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때부터 어린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타인의 감정에 맞추려 노력하는 가짜자기가 형성된다. 가짜자기가 익숙해지면 그것이 진짜자기인 양 착각하게 된다.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서 자신을 믿고 자신이 괜찮은 사람임을 받아들여야한다. 그리고 즐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을 시도해보도록 노력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도 좋다. 이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중 하나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진짜 나를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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