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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칼럼-행동해야 진정한 교육이다 2]
미디어 교육 어릴때 부터 시작해야 한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1/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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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애림 단대아동발달연구소 소장     ©화성신문

처음에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아이가 신기하고 요새 아이들은 무엇이든 빨리 배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 스마트폰을 장시간 넋을 잃고 보거나, 그로 인해 아이와 부모가 실갱이를 벌이거나, 틈만 나면 떼쓰고 밥을 먹던 뛰지 않던, 아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한 보상심리로 스마트폰을 달라는 모습을 자주 보니 이젠 스마트폰을 보는 유모차 안의 서너살 아이들이나 대 여섯살 아이들의 걱정이 앞선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고위험군+잠재적 위험군) 비율은 20%로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1명꼴이다. 부모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거나 맞벌이 가정일 경우, 자녀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성향이 높아 과의존 위험군이 유아·아동(만 3세~9세)은 36.9%, 청소년(만10세~19세)은 65.7%로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해당한다. 이는 만3세~9세 이하 유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2015년 12.4%에서 2017년 19.1%로 증가한 것이고 성인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과 비슷한 수치다. 유·아동 스마트폰 이용률은 67.7%로 10명 중 7명 정도가 이미 스마트폰을 접하고 있다. 얼마 전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24일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 첫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4세 어린이는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을 지속해서 봐서는 안 되고, 1세 이하는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화면에 노출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과 게임기 사용 시간도 포함되고 어릴 때 형성되는 습관은 유년기와 청소년기, 성인기 습관과도 연관되어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 정적인 상태보다는 적절한 신체 활동과 충분한 수면이 보장돼야 비만과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전한 습관을 길러낸다는 것이 WHO 가이드라인의 골자다. 즉 이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놀 때는 단순히 전화가 아니라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한 컴퓨터 놀이기구(xxx탭, 스마트폰, xx패드..)를 가지고 노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맞벌이라 집에 아무도 없어서 걱정되어 사주고, 다른 아이들은 있는 데 우리 아이만 없어서 친구들과 못 어울릴까봐 사주고, 기죽을까봐, 아이가 졸라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셔서..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아이들의 이유 있는 의견들이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되도록 늦게 사주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상담을 오면 어린 나이에 자기 스마트폰을 사용 하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스마트폰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을 찍어 보여주며 어때 보이는지 물어본다. 물론 아이들은 되려 자신의 모습을 신기하게 보고 때론 부모들조차 대수롭지 않게 보지만 많은 부모들은 스마트폰을 일찍 경험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한다. 그것만으로도 부모들에게는 하나의 교육이 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어쩔수 없이 꼭 사줘야 한다면 중학교 1~2학년 때를 추천한다. 실제 이른 시기에 일찍부터 또는 오랜 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접했던 아이들 중 충동, 조절력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판단과 생각, 계획 수립, 의사 결정 등 인지 기능과 직결돼 있는 통합 조절 기능을 하는 전두엽은 청소년기에 발달한다. 특히 이 덜 자란 아이들이 충동성과 관련된 부위는 전두엽보다 1~2년 더 먼저 성숙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전반적인 컨트롤 타워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초등학생의 경우, 즐거운 것을 스스로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3~5세 400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소아청소년정신보건센터(고양시, 성남시, 수원시)에서 진행 중인 추적 조사를 살펴보자. 미디어 노출이 많은 영유아를 또래와 비교했을 때 어휘력 및 표현력과 같은 언어 능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3~4세가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발달센터나 치료실 본 연구소에 내원하는 아이들의 경우 언어적 표현 능력이 지연되고 일방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추세라고 할 수 있다. 기기적 자극은 일방적으로 전달될 뿐 상호작용이 아니다. 보통 전문적 컨텐츠가 발달 및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시청을 유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극적 흥미를 지속하기 때문에 아이들 스스로 지루한 것을 조절하는 연습을 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러다 보니 노출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요즘의 많은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대체로 부족한 듯하다. 우리의 뇌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오감을 통해 보고 느끼고 경험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회가 제한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집중력이나 학습,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맘껏 뛰어놀 곳이 부족해 ‘키즈 카페’며 실내 놀이터에 국한된 아이들의 신체 활동들을 스마트폰으로 인해 덜 하게 되어 가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언어표현에 어려운 아이들은 사회적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어 사회성도 부족하고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보이는 등 여러 가지 발달적 어려움을 야기시킨다.  ‘즐거움의 대상’을 조절할 때 내부 통제력 뿐만 아니라 외부의 조절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는 시기를 가급적 초등학교 이후로 권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소아과학회가 발표한 미디어 사용 권고사항을 보면 공격적인 행동, 비만, 수면 장애 등의 위험 요소가 증가하고 신체 활동이나 즐거운 놀이시간 등이 희생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어른들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제시할 때는 적어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정한 규칙을 일관되게 유지해야 아이의 충동적 자극에 대한 조절력 향상 및 다각적인 발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경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지향적 생각한 것을 가치 있는 행동으로 뒷받침할 때 이루어지는 게 교육의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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