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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89]
가정은 자녀가 보물을 찾는 모험의 장소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2/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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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교육학박사     ©화성신문

인디아나 존스, 툼레이더, 블루스톰 등 보물을 찾는 모험 영화가 많다. 보물이기에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찾으려 한다. 그러나, 보물이란 금은보화와 같은 재물에 한정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모두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컴퓨터 게임 속의 보물은 행동을 도와주고 실수를 만회해 줄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보물을 획득하면 그만큼 세상에 적응하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단지 보물 그 자체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모험은 몸과 마음을 단련시켜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들의 모험, 신라시대 화랑의 심산유곡 모험 등은 보물을 찾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단련해 가는 과정이다. 새끼 사자도 아버지 사자의 품안에서 모험을 즐긴다. 이를 통해 동물의 왕으로 성장하게 된다. 우리도 알게 모르게 보물을 찾는 모험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여기서 부모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길 바란다. ‘나의 자녀는 보물을 찾기 위한 모험을 어디서 어떻게 하고 있을까?’  

 

성장한 자녀들은 보물지도(?)를 가지고 직접 해외로 모험할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모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린 자녀의 모험 장소는 가정이다. 가정은 모든 인간이 최초로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하는 장소이다. 부모는 가정을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 단순한 공간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정은 자녀가 보물을 찾는 모험의 공간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부모는 가정을 보물로 가득 찬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녀는 집안 구조, 가구, 다양한 물건 등 유형적인 것은 물론, 부모의 성격과 역량, 가정 분위기, 부부관계, 부모자녀 관계 등 무형적인 것에서도 보물을 찾는 모험을 한다. 그러므로 가정 구성자인 부모는 다양한 보물을 창출하고, 자녀가 모험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근본적인 세 방향을 생각해 보자. 

 

첫째, 안전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조성하여야 한다. 어린 자녀들은 아직 보호의 대상이다. 새싹이 봄에 피어오르는 것은 따스함이 충만하고, 폭풍우가 없기 때문이다. 여린 자녀가 자유롭게 모험할 수 있도록 꾸며 주어야 한다. 성인 위주의 구성은 자녀를 움츠리게 만들고 모험을 회피하게 만들 수 있다. 강압적 가정 분위기, 잦은 부부갈등, 정돈되지 않은 물건들, 깨끗하지 않은 실내 등은 모험을 억제하거나,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해친다. 그렇다고 무균실처럼 위험요소를 사전에 전부 배제하라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능력은 모험을 통하여 형성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자녀가 멘 가방이 안쓰러워 들어주고 챙겨준다. 좋다. 하루 이틀 반복된다. 자녀는 엄마가 자신의 가방을 들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는 자녀가 자신의 물건을 챙기는 마무리 모험을 뺏어가고 스스로 챙기는 습관을 형성하지 못하게 한다.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자녀에 대한 사랑은 충분히 표현된다. 모험이란 자녀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도전이 아닌 다소 힘든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둘째, 자녀의 자발적인 모험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가장 큰 착각은 자녀는 가르치는 것과 경험한 것을 학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르치거나 경험하도록 만들어 주려 한다. 켈리에 의하면 ‘사람들은 경험으로부터 학습하지 않는다. 학습이 경험을 구성한다’라고 했다. 어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맹목적으로 주어지는 것만을 학습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탐색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생각이 전제된다. 생각 없이 행동했다고 할 때도 그 행동과 관련된 생각은 있다. 단지 본인이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갓난아기도 스스로 눈동자를 움직인다. 주어진 환경에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선택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경험도 자발적 선택이 필요하다. 자발적 선택에 의해 아이들은 능력의 학습과 동시에 자기주도 학습력을 기르게 된다. 자녀의 생각과 관계없이 직접적, 강제적으로 자극을 주면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자기주도 학습력에 손상을 줄 우려가 크다.

 

셋째, 자녀의 모험 행동이 적절하면 반복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맹자가 말하길, ‘산 언덕 좁은 길로 자꾸 사람이 다니다 보면 의젓한 길이 될 수 있지만, 얼마동안이라도 인적이 끊어지면 띠풀이 자라 길을 막을 것이다’라고 했다. 바람직한 행동은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습관화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렇다고 반복하라고 말해 주거나 강제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은 흥미 있게 노는 것을 좋아하므로 흥미만 주어진다면 어떠한 모험행동도 반복한다.

 

습관화된 행동은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솔터는 ‘개인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며 그는 자신의 습관에 의해 통제된다’고 했다. 그러므로 바람직하고 적절한 습관의 형성은 미래 삶에 큰 도움이 된다. 5세경까지의 생활은 학문적 지식을 배우는 시기가 아니다. 생활에 필요한 것을 습관화시키는 시기이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유아기는 인성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고, 아들러에 의하면 생활양식이 습득되는 시기이다. 인성의 기초나 생활양식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습관적 행동의 집합이다.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폭발적으로 학습하는 시기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이루어진다.

 

자녀는 가정에서 보물을 찾는 모험을 연습하고 있다. 이러한 모험이 잘 이루어지면 성장해서도 문제해결의 보물을 찾는 모험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보물로 충만한 가정, 자녀가 자유로이 모험을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은 부모의 권리이자 책임이다. 그리고 아이가 모험을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부모만의 행복이다.

 

syha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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