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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소기업인 마음은 누가 보듬는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09/1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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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을 앞두고 취약 계층을 돕기 위한 후원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는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는 행사를 알리는 글들로 가득하다. 마스크와 생필품 전달뿐만이 아니다. 직접 필요한 것을 구매하라고 현금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고향 방문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래저래 한가위 분위기는 무르익어가고 있다.

 

후원 물결을 이어가고 있는 주체는 대다수가 기업이다. 대기업들이 큰 손 후원자라면, 중소벤처기업들은 작은 손 후원자들이다. 중소기업인들은 주머니 사정이 어떻든 간에 십시일반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기업 후원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됐고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의무가 됐다. 명절이 되면 의례히 기업들의 후원을 기다리는 분위기도 만연하다.

 

후원을 위해 주머니를 열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사정이 녹록치 않다. 며칠 전 만난 한 중소기업인은 회사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지만 명절이 있는 달이라 직원들 급여에 상여금까지 줘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9월에 지불해야 할 돈이 급여 25000만 원에 상여금 25000만 원을 더해 5억 원이라고 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금융권 대출금 10억 원도 곧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이런 딱한 사정에 처한 기업이 어디 한둘일까.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기업을 시작한 것이 후회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30, 40년 회사를 경영해 왔지만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몇 년 새 기업 환경이 너무 나빠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몇 년 더 지속되면 살아남을 기업이 얼마나 될지 우려스럽다는 걱정을 하는 기업인들이 대다수다. 기업을 그만하고 싶지만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게 그들의 진짜 고민이다.

 

기업인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돼 있는 상황이다. 정부 정책들이 기업인들로 하여금 춤을 추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주눅들게 하고 의욕을 잃게 만들고 옥죄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데 기업인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비전이 있고 꿈이 있으면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꾸려나갈 텐데 앞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에 가장 무섭고 위협적인 위기는 기업인의 의욕 상실이다. 지금 기업인들은 의욕 상실과 좌절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거대의석을 차지한 여권과 정부 관료들의 귀에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기업인들의 비명소리가 정녕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기업인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기가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 타들어가는 기업인들의 마음은 누가 보듬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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