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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나서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8/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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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화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 대표일꾼 /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는 동현, 혜승 엄마  © 화성신문

연예인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눈을 떠보니 스타가 되어 있다는 말처럼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변방에 있던 자폐에 대한 이슈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메가히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언론과 SNS에서 드라마에 대한 기사와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고2, 중3 아들과 딸이 모두 자폐성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폐인 당사자의 엄마이자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들과 비장애 부모님들 그리고 치료사 선생님들이 함께 만든 꿈고래놀이터부모협동조합에서 대표일꾼으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드라마를 보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장애를 다룬 여타 다른 드라마나 영화처럼  

 

1.장애를 극복해야 한다거나,  

 

2.장애를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비쳐지게 하여 장애 당사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무조건적인 도움을 줘야 하는 대상으로 느껴지게 하거나, 

 

3.장애인은 모두 우리의 친구여야 한다는 장애우 프레임으로 개인의 특성이 아닌 장애를 대상화하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 언론이 만들어 낸 장애인은 한 명 한 명을 개별화하여 지원하거나 이해하고자 하기 보다는 대상화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그 결과 우영우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자폐인들을 만나면 두려움과 놀라움이 차별로 이어지고 차별은 혐오로 이어지는 슬픈 현실을 만들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여타 장애를 다룬 드라마와 다른 점은 분명 있다. 

 

첫 번째 법정물을 통해 우리 사회 갑질과 소수자들의 삶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동성애, 종교, 치매, 한부모, 탈북자, 미혼부, 보육원, 상속문제, 재개발 이권, 학력, 자살, 공무원, 취업비리, 성적 결정권 등의 이슈를 사회경제적 포지션 차이에 따른 권력구조로 사회문제를 재조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주변에 발달장애를 모르는 분들에게 동현이 혜승이를 설명하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아시죠? 라고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 같다. 단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중에서도 우영우와 같은 서번트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아닌 3화 형제살인사건에 나오는 ‘동생같은 자폐인이다’라는 부연설명과 함께 동현이 혜승이가 자폐인이라 힘든 부분은 있지만 모두 사랑받기에 분명하고 우영우만큼 아니 그보다 더 사랑스런 존재라는 이야기도 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드라마에서 주목할 포인트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주인공인 우영우 같이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법전을 줄줄 외우며 변호사까지 되는 판타지스러운 자폐인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배 변호사로 함께 일하는 정명석 변호사나 로스쿨을 함께 다닌 최수연 변호사, 그리고 고등학교 학창 시절 친구인 동그라미 같은 조연들은 현실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2, 제3의 정명석, 최수연, 동그라미가 많아진다면 본인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본인의 언어로 이야기 하지 못하는 복합적이고 복잡한 장애인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들도 의미 있는 낮시간을 내가 사는 지역안에서 평범하게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앞당겨 지리라 생각한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지만 한 번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주인공으로 살지 못한 장애 당사자를 비롯한 다양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이야기 할 수 있는 담론의 장으로 나오게 해 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당사자 가족으로 고마우면서도 우려스러움이 가득한 핫한 드라마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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