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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민의 생각 정리 이야기 4]
생각이 떠오를 때 시작해야 한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5/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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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석민 화성시 규제개혁팀장     ©화성신문

글을 쓸 때 불현듯 글감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바로 글을 써야 한다. 그 시기를 놓치면 잊어버리고 당시에 느꼈던 감정이 사라지고 만다. 영감을 받았을 때 바로 종이에 끄적거려야지 노트북을 켜고 프로그램을 열고 준비된 상태에서 쓰려고 하면 좋은 영감은 퇴색된다. 가만 생각해 보면 불현듯 떠오른 것이 아니다.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생각을 골몰히 했기 때문에 떠오른 것이다. 무의식 속에서 불현듯 떠오른 듯 하지만 사실 오랫동안 고민했던 사고가 내재화된 과거의 경험과 연결되어 끄집어낸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결코 이성적인 사고 과정 중에 커다란 발견을 이룬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고의 과정은 오감을 통해 인지되고 경험과 연결되어 판단하고 행동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의도하지 않은 감각을 인지하고 사고의 과정으로 가는 것보다는 의식적인 노력으로 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은 그냥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의식적인 과정에서 떠오른다. 가만히 있는다고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산책하면서 오디오북을 듣거나 강연을 듣는다. 오디오북이나 강연의 내용에 집중하기도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할 때도 있다. 다른 생각은 오디오북이나 강연의 특정 내용과 관련된 뇌가 어떤 부분과 연결되어 지향하고 있는 목표 지점과 만나 영감으로 떠오른 것이다. 무의식 상태를 만들어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도록 하는 방법도 있지만 무의식 상태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게 하려면 정보를 입력하고 골몰히 사고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다윈의 진화론도 “Malthus의 인구론을 읽다가 불현듯 떠올랐다”라고 했다. 다윈은 수년 동안 한 가지만 떠올렸다가 불현듯 떠오른 순간을 만난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떠오르게 하려면 탐색의 과정이 필요하다. 탐색은 미지의 지역, 정보, 아이디어 등을 찾아내고 연구하는 과정을 말한다. 탐색의 과정은 목표 지점과 멀어지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탐색은 오히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탐색하는 동안 다양한 사고를 하고 한계를 부딪치며 해결점을 찾기 위해 방법을 모색한다. 탐색은 결과물의 밀도를 높인다.     

 

일도 마찬가지다. 집중력 있게 몰입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갑자기 떠오른 것을 순간 처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떠오른 일을 처리하지 않고 넘겨버리면 잊어버리거나 다시 생각해 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일을 뒤로 미는 순간 그 일을 완료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고 신뢰도 떨어질 수 있다.     

 

작년 석사학위논문을 쓸 때 서론조차도 못 쓰고 있었다. 그때 교수님께서 일단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무작정 썼다. 남의 글을 가져와서 고치고 수정하고 보완했다. 편집하고 다듬는 과정에서 글이 조금씩 나아졌다. 무조건 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만 하면 안 된다. 떠오른 생각은 적어야 한다. 떠오른 생각은 시작해야 한다. 행동해야 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     

 

흔히 경험이 적은 공직자에게 새로운 기획서를 작성하라고 하면 어려워하고 진도가 나가질 않는 것을 보게 된다.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바로 시작하질 못한다. 그러다가 전임자의 보고서를 가져와서 재작성을 한다. 남의 글을 가져와서 다시 작성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편하고 익숙한 것은 쉽게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결국 핵심은 행동이다. 시작이다. 시작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운동하러 나가기가 힘들지 일단 나가면 운동하게 된다. 책상 앞에 앉기가 어려운 것이지 일단 앉으면 시작할 수 있다. ‘내일부터 하겠어’가 아니라 ‘지금 시작할 거야’로 바꿔보자. 뇌의 모드 변화를 자유자재로 쉽게 변화시키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이다. 행동으로 만들어 내는 힘이 필요하다.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 ‘하나, 둘, 셋, 시작’을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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