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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37]
인생 2모작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5/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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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석 협성대학교교수 경영학박사     ©화성신문

요즈음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경력개발 및 진로상담을 아예 제도화해서 재학 중에 교수들로부터 진로상담을 받게 되어 있다. 학교에 따라서는 평생지도교수제라고 하여 1학년 입학하면서 지도교수를 배정받으면 졸업할 때까지(명목상으로는 졸업 이후에도) 진로상담을 받게 했다. 교육부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복수전공제도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하더니 금년에는 자유전공제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전공 진로에 대한 설계를 본인에게 맡겨 자유재량으로 수업을 듣고, 심지어는 본인이 원하는 자기설계전공까지 가능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보통 17~18세에 대학에 입학해 4년간 대학 공부를 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때를 경력개발에서는 준비기라고 한다. 이 준비기간에 얼마나 잘 준비하였느냐, 얼마나 공부하였느냐에 따라 평생 직장생활을 하는데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그런데 인생 수명이 늘어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이제 평생직업의 시대라고 한다. 한때 종신고용을 보장하는 일본식 경영이냐, 그렇지 않은 직무 중심의 능력급을 지급하는 미국식 경영이냐를 두고 논란이 됐던 적도 있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초봉이 적고 말년에 봉급이 올라가는 호봉제 공무원을 기피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렇다면 승진을 하지 않는 한 봉급은 올라가지 않는 직무 중심의 능력급이 대세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기업들은 호봉제와 연봉제의 장점을 믹스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과도기적 급여 제도를 운영한 지 오래됐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에 들어가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능하면 그 직장에서 정년할 때까지 경력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취업해서 들어가도 일찍 그만두는 사례가 많은 모양이다. 봉급은 많지만 업무가 힘들어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하는 모양새이다. 일을 제대로 시킬 줄 알고, 또 직원들을 끊임없이 재교육하여 재직 중에 몸값이 올라가게 하는 회사를 다녀야 한다. 오늘날 장수하는 회사가 그냥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개인도 경력개발상 성장기나 성숙기에 자기개발을 해야 회사를 그만둬도 다른 회사에서 다시 제2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직장생활을 하고 승진하다보면 어느새 나이가 정년이 돼 회사를 그만두거나 이직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 즉 경력개발상 쇠퇴기가 오는 것이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이 시기가 되기 전에 실력있는 사람들은 다른 회사의 임원으로 이직하거나 창업하기도 한다. 그러나 창업 시기는 이때가 되면 늦었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창업을 하려면 적어도 40세 이전에 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헨리 포드나 혼다 소이치로가 자동차회사를 창업한 나이가 40세였다. 물론 KFC의 창업자는 군대에서 제대하고 그의 나이 60세에 창업해서 성공을 이루기도 했다. 항상 예외는 있는 법이다. 

 

 이제 필자도 정년이 되어 이번 학기를 끝으로 대학을 떠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인생 2모작’ 시대가 곧 시작된다. 정년이 다가올수록 무엇을 할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어 2모작 인생을 준비하려고 노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필자가 내린 결론은 60세 넘어서 정년을 맞이한다면 안 하던 짓을 하지 말라고 충고해 주고 싶다. 내가 내린 결론은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평생 대학에서 강의하였으니 그 비슷한 일을 하라는 것이다. 주변에 능력있는 선배 교수들을 보면 중소기업체 부사장으로 가서 일하는 경우, 다른 대학으로 가서 초빙교수로 일하는 경우가 가장 좋은 사례라고 본다. 물론 사외이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래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는 명예교수로서 대학에 남아서 2년 정도 더 강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든 교수가 강의를 하게 되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경험 많은 실무자가 정년 이후에 실무를 가르치는 교수로 초빙되어 자기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해 주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정년직 교수라고 하더라도 경영학과 같은 학문 분야는 기업에서 전혀 경험이 없는 교수보다는 경험이 있는 교수를 선호한다. 미국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것이 MBA(경영학석사)를 마친 30대 초반의 젊은이로 연봉도 가장 높다. 오히려 박사학위를 마치고 30대 후반이 되면 MBA 졸업생만큼 받을 수 있는 직장도 거의 없다. 아무튼 인생 2모작 시대가 필자에게도 시작됐다. 따라서 제2 인생의 자기 설계가 필요하다. 필자도 평생 지도교수를 찾아가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좋은지 묻고 싶은데, 더 이상 스승은 이 땅에 계시지 않는다.

 

tetkore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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