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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38]
문화콘텐츠로 재래시장 새로운 번창 꿈꾸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5/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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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원 청운대학교 문화예술경영마이스학과 외래교수     ©화성신문

농어촌 등 지역에는 5일마다 열리는 소위 ‘5일 장’이 선다. 지역에 따라서는 주말에만 열리는 주말 장도 있다. 주말 장은 지역의 특산품과 관광지가 연결되어 외지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체로 지역의 5일 장에 가보면 구매자보다 상인이 더 많아 보이고 이구동성으로 이 말에 동의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오래된 전통시장의 공간을 재구조화하고 간판을 바꾸고 메뉴와 음식 재료부터 관리 방법을 바꾸는 등 새로운 시도로 장날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예산시장 같은 곳도 있기는 하다.

 

도시의 아파트가 밀집된 곳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주변의 수요가 대형마트로 이동했기 때문에 재래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급격하게 줄고 있다. 도시의 원도심에 있는 재래시장은 대체로 구매력이 낮은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 지역의 5일 장과 마찬가지로 찾아오는 수요보다 상인이 더 많아 시장기능 자체가 상실되어 가는 곳이 많다.  

 

인천의 석남동에 위치한 오래된 전통시장인 거북시장도 방문객이 5년여 사이에 30퍼센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거주자의 연령은 높아져 구매력 또한 낮다. 도시의 원도심에 있는 재래시장의 일반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해당 자치단체는 쇠락해 가는 이 시장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한다고 밝히고 쇠퇴한 거리에 문화예술을 접목해 다시 사람이 모이게 하고 거리를 활성화해 번창하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문화의 세기, 21세기 시대적 문화의 흐름에 부응하는 문화콘텐츠 뉴딜사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해당 문화재단은 최근 시장 거리에 공연, 전시, 주민과의 교류 등 다양한 용도의 문화공간 조성 공사를 마치고 첫 프로그램으로 시장 공간과 작품 내용이 연계되는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공연한다. 그런데 입장권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고 한다. 시장 거리의 작은 공연 공간에서 하는 연극공연이 5분 만에 예약이 끝났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문화재단은 쇠락하는 시장, 노령 인구가 증가하는 시장 거리의 수요와 욕구를 파악해 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장 주변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오면서 지역주민, 상인 등의 반응, 문화적 수요와 욕구 등 파악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동아리를 중심으로 콘서트, 연극, 전시, 오케스트라 연주 등 다양한 예술을 공급하면서 주민과 상인에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은 진지하게 공연을 관람했고 오케스트라 연주가 끝나자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시장 공간에서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공연을 평생 처음 접하게 됐다는 초로의 관객도 많았다. 예술문화에 접근할 수 있는 생활의 여건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늘 가게를 지키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예술에 대한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나라, 동시대에 살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다르게 살아 온 삶이 있는 것이다. 생활에 따른 여건이 되지 못해 예술에 접근이 어렵고, 동떨어진 소외계층으로 존재해 온 것이다. 그들이 결코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길이 있다. 희망이 보인다. 사람이 다시 모이고 거리는 생기가 돌고 상인들은 다시 물건을 진열하고 소비자를 기다려도 될 듯하다.

 

문화의 거리, 문화와 예술이 있는 거리, 그래서 사람이 다시 모이는 거리, 거리에는 작품 창작을 위해 모여드는 예술가도 있을 것이다. 멀리서 구경하러 오는 이들도 있고, 예술을 누리고 즐기기 위해 오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부모의 손을 잡고 구경나온 어린이도 이제 늘어날 것이다. 

 

새로운 거리, 생기가 도는 거리, 예술이 있는 거리, 그래서 함께 누리고 공감하며, 공존하는 거리, 이런 문화가 지속되는 거리, 이것이 지역의 문화이고 이것이 답이고 희망일 것이다.

 

contlee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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