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버스를 타고 ‘마보’라는 명상 앱을 통해 '메리 올리버' 시인의 ‘여름날’이라는 시를 듣게 되었다. “말해 보세요. 당신이 이 소중한 삶을 걸고 하려는 일이 무엇인가요?” 이 시를 듣고 뭔지 모르게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나는 내게 물어본 적이 있던가? 내가 이 소중한 삶을 걸고 하려는 일은 무엇일까? 두 눈을 감고 이 질문이 내게 다가올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오늘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은 내가 오늘 하루를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큰 힘을 준다.
나는 좋아하는 작가를 온라인 서점에서 작가 알림 신청을 해 놓는다. 알림 신청을 한 작가가 신간을 내면 책을 주문해서 읽는다. 20일 전 김호 작가의 신간 ‘What Do You Want?’를 읽었다. 김호 작가는 매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는데, 그것은 ‘What do you want?’이다. 김호 작가는 삶을 의도 없이 그저 정신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그는 삶의 의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앞으로 일하고, 관계를 맺고, 살아갈 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계속해서 묻는다고 한다. 나도 김호 작가처럼 TickTick 캘린더에 아침 9시로 알람을 맞춰 놓았다. ‘What Do You Want?’ 오늘 하루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하기 원하는지를 적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스티브 잡스도 매일 아침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질문했다. 아침에 감사 일기를 쓰면서 ‘오늘의 다짐 한마디’에 “내게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적어본다. 이런 질문은 내면의 에너지를 끌어올리고,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망으로 나를 이끈다.
사무실에서 일 추진이 잘 안될 때가 있다. 가야 할 방향을 잡지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그때, “그래서 이루고자 하는 결과가 무엇이죠? 최고로 일이 잘 되었다고 상상하면 무엇일까요?, 과연 이 일이 결과를 담보할까요?” 신수정 작가의 책 ‘커넥팅’에 나오는 이야기다. 신수정 작가는 “일 잘하는 사람은 결과에서 출발한다”라고 말한다. 나도 동의한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그림처럼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면 우리의 뇌는 자동으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달성하고자 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주어진 자극에 반응하는 데 익숙하다. 인간은 생각을 하지만 생각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뇌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효율화를 추구한다. 우리가 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많이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어떻게 타야 할지를 생각하면서 타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는 질문하지를 않는다. 현재 내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질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질문이라는 것은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시나리오를 써보면 미래에 일어날 일을 현재로 가져와 새롭게 바라보고 미래와 현재를 연결하는 힘이 된다. 1년 뒤에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룬 시점에서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 본다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나은 선택과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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