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미 재즈팔레트의 오프닝 공연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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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작홍사용문학관(관장 손택수)은 가정의 달 특집 문학음악회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지난 25일 성황리에 마쳤다고 전했다.
문학음악회는 매년 화성 시민들에게 문학과 음악의 조화로운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가정의 달을 맞아 ‘아버지의 이름으로’라는 제목으로 시 낭독, 문학 강연과 음악 공연까지 5월의 선물이 될 수 있도록 마련됐다.
노작홍사용문학관 산유화극장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강은교 시인, 이주미 재즈팔레트(공연 밴드)가 출연했다. 먼저 이주미 재즈팔레트가 화려하게 오프닝 공연을 열었다. 다음으로 유지선 화성문화원 원장의 환영사와 아버지를 떠올리며 지은 시 낭독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조은영 시인은 “지난 2022년 문학음악회 ‘엄마에게’에서도 사회를 맡았는데, 이번 문학음악회 ‘아버지의 이름으로’ 역시도 눈물 참기가 미션이 될 것 같다”며,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마음껏 추억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눈과 귀, 무엇보다 마음을 활짝 열고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한편,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특별게스트도 눈에 띄었다. 노작홍사용문학관 홍보대사로 활동한 강성연 배우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학 애독자로도 잘 알려진 강성연 배우는 라디오 프로그램 시 콘서트, 책 읽는 라디오 낭독 시리즈 등을 진행한 바 있다.
▲ 강은교 시인과 사회자 조은영 시인과의 문학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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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무대 후에 이어진 1부 문학 강연에는 강은교 시인이 연사로 나섰다. 강은교 시인과 사회자 조은영 시인과의 문학 토크, 관객의 질문 순으로 진행됐다. 강은교 시인은 자신의 대표시에 담긴 아버지의 이미지를 여러 일화에 곁들여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이날 강은교 시인은 아버지에 관한 특별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선사했다. 함경남도 해방둥이로 태어난 지 100일 만에 어머니 등에 업혀 월남하게 된 사연, 한국전쟁 발발 후 부산으로 피난 갔다 서울로 상경한 경험 속에는 아버지를 찾아 헤맨 시인의 생애가 담겨 있었다.
강은교 시인은 천도교 월간잡지 ‘개벽’에서 선친의 이름을 발견하고, 독립운동가로서의 명예를 되찾아준 일화도 소개했다. 보훈처에 등록된 주요 독립운동가임에도 불구하고 서류에는 가족 정보가 ‘유족 없음’으로 처리되어 있었다는 것. 시인의 갖은 노력으로 아버지가 건국훈장을 수여 받고, 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되었다는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시인에 따르면 현충원의 선친 묘역 비석에 ‘우리가 물이 되어’의 마지막 문장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가 ‘딸 은교의 시’라는 출처와 함께 새겨져 있다. 또한, 시인은 대표시 ‘우리가 물이 되어’와 ‘사랑법’을 낭독해 청중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관객 참여 시간에 한 시민은 “학창 시절 타자기로 강은교 선생님의 시를 타이핑 해 외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시를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따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2부 음악 공연에서는 이주미 재즈팔레트가 화려하게 무대를 꾸몄다. 이주미 재즈보컬리스트, 강덕호 색소포니스트, 이미영 피아니스트, 임경진 베이시스트, 이성구 드러머가 함께했다. 이주미 재즈보컬리스트는 뛰어난 무대 매너와 보컬 스킬로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한국 재즈가 기다리던 마지막 퍼즐 중의 하나라는 평가를 실감케 했다.
한편, 이주미 재즈보컬리스트는 본인이 작곡하고 손택수 시인이 작사한 노래 ‘놀이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주미 뮤지션은 이 곡에 대해 “노래할 때마다 제 유년 시절이 떠오르는 특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말미에는 가수 인순이의 유명곡 ‘아버지’를 불러 또 한 번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노작홍사용문학관은 참여한 시민들을 위한 감사의 답례로 간식과 물병을 준비했다. 물병에는 강은교 시인의 시 구절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이 새겨져 있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노작홍사용문학관 손택수 관장은 “시민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며, “이번 문학음악회가 아버지라는 존재를 기념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호연 기자(news@ih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