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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 칼럼 │ 예술과 도시 이야기 9]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1
도시에 포용적 활동성을 디자인하다. 뉴욕과 서울의 액티브 디자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12/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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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     ©화성신문

세계 인구의 76%는 도시에 거주한다. 2023년 기준 한국은 92%의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서는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김진애 도시 건축가의 ‘도시 이야기’에서 저자는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도시의 공간들이 보이지 않게 사람들의 생각과 관계를 변화시키고, 행동하게 한다는 것이다. 

 

도시 디자인은 도시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게 하고, 편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그 도시만의 개성이 녹아있게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앞으로 두 편의 칼럼에서 도시 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그 도시만의 특성, 만들어가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도시 디자인의 새로운 시도들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오늘날 뉴욕시는 비만과 성인병 문제에 직면했다. 2010년 뉴욕시는 ‘액티브 디자인 가이드라인(Active Design Guidelines)’을 발표했다. 건축가와 도시 디자이너들에게 도시 디자인을 통해 시민들의 신체 활동을 향상시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제안하며, 다양한 도시 공간에 적용 중이다. 

 

보행 친화적으로 가로 체계를 개선하고,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높이는 계획에서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계단과 사이니지, 그리고 모든 연령과 능력의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광장 등 다목적 오픈 스페이스를 디자인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Highline Park)이다. 1930년대 건설된 고가 철로를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재개발한 프로젝트로 맨해튼 서부의 미트패킹 지구와 첼시 지구를 관통하는 1.6km의 긴 선형 도시공원이다. 하이라인(The High Line)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옛 철로의 고가 구조물을 보존하여 지역의 자생 식물을 활용한 친환경 조경 디자인을 적용헸고, 긴 선형 라인을 따라 도시의 핫 스폿과 연결되게 구성했다. 곳곳의 예술 작품과 다양한 형태의 쉼터를 디자인해 주민과 방문객이 온종일 걷고, 쉬고, 소통할 수 있는 일명 복합문화공원이다. 하이라인 파크는 시민들에게 도심 속 자연의 산책을 권할 뿐 아니라,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must-visit 장소로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청소년 신체활동은 최하위이고, 자살율은 세계 1위라는 국가적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2023년 서울시는 이러한 도시문제의 해결로 <디자인 서울2.0: 즐거움과 활력 더한 ‘액티브 서울’>을 발표하며 ‘포용’을 주제로 액티브 디자인을 실행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운동·여가 활동이 줄어든 장애인, 노약자뿐 아니라 청소년, 직장인, 워킹맘 등 넓은 범위의 다양한 약자를 포용하는 접근방식이 서울시의 액티브 디자인의 특징이다. 

 

일상 속 공공공간에서 다양한 운동과 놀이를 통한 신체 활동과 교류를 통해 건강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을 사업의 목적으로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여의도 한강공원과 이어진 마포대교 하부 유휴 공간을 재생한 ‘여의롤장 Yeoui Roll Park’이 있다. 여의롤장은 휠체어부터 밸런스 바이크, 어린이의 킥보드 그리고 젊은이들의 스케이트 보드까지 8가지의 바퀴(wheels) 기구를 가진 모든 사용자는 숙련도에 상관없이 함께 라이딩(riding)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운동장으로 디자인되었다. 휠체어와 자전거가 한 공간에서 라이딩을 하며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고, 순서를 묻고 양보하고, 멋진 라이딩에 환호를 보내는, 독특한 사회적 교류(social activity)의 순간들이 만들어진다. 가장 작은 사이즈인 휠체어 앞바퀴를 고려하여 디자인된 라이딩 트랙의 높이와 폭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어린이 킥보드 사용자와 스케이트 보더가 각자 그리고 함께하는 새로운 라이딩 경험을 할 수 있다. 다양성을 상징하는 경쾌한 보라색으로 바닥과 벽면에 활동적인 그래픽을 입혀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도시의 어두운 교량 하부의 모습을 밝고 유쾌하게 만들었다. 여의롤장은 서울형 액티브 디자인 (Inclusive Active Design)의 새로운 지표를 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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