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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근 탈북(脫北)사태 관전법(觀戰法)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6/09/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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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17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태영호(55) 공사와 그 가족이 영국과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독일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당국의 소환으로 자식들의 미래가 암울해지자 탈북했다고 보지만, 고강도 대북제재로 인한 본국의 무리한 상납금 요구와 공포정치를 견디다 못해 탈북한 것이다.


 사실 이들은 영국에서 생필품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하고 궁핍한 생활을 했다. 공관을 불법 대여해서 그 임대료로 생활비를 삼고, 백화점이나 쇼핑몰 대신 런던 교외에서 열리는 중고장터에 나가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다. 유럽 국가에 주재원으로 있는 다른 북한 외교관들은 스스로를 저소득층으로 신고해 무상의료보험 서비스를 받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는 자들은 병이 나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조기 귀국하거나 근무지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되고 더 악화될 것이란 사실이다.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북한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 가족이 탈북했고, 수십 년 동안 북한 김씨 일가의 통치자금을 관리해오던 인사가 잠적하는 등 북한 엘리트 계층의 연쇄 탈출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 70년간 사회주의 간판을 달고 봉건적 3대 세습체제를 이어온 김씨 왕조가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김씨 왕조가 왜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으며, 북한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몇 가지 심층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

 

 첫 번째 관점은 ‘착취’다. 미국 CIA 자료에 의하면, 2009년 북한의 GDP(국내 총생산) 규모는 290억불 정도이고, 지난해는 400억불 정도다. 이는 세계 200여개의 나라 중 90~100위에 해당되는 수준인데, 비슷한 나라들이 투르크메니스탄, 카메룬, 엘살바도르, 바레인 등이다. 그런데 이들 나라에서 사람이 굶어죽었다는 소식을 들어 보았는가? 북한에서는 소위 ‘고난의 행군’(1996~2000년)기간 동안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고, 그 이후(2001~2005년)에도 식량난으로 수십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보인다.

 

 김씨 일가는 1997년 금수산 의사당을 9억불을 들여 금수산기념궁전 즉 ‘김일성 시신궁전’으로 재건축했는데, 황장엽은 이 돈이 당시의 국제가격으로 강냉이 600만 톤을 사서, 2,500만 전체인민의 3년간의 굶주림을 면하게 할 수 있는 돈이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 세워져 있는 수십만 개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의 건축과, 잊을만하면 시작되는 핵실험 등에 들어간 돈은 천문학적이다. 이 모든 돈은 김씨 일가가 체제유지를 위해 북한 인민들을 착취한 돈이다.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이러한 김씨 일가의 가치관과 세계관은 여전히 유효하다. 북한은 지난 4월15일 김일성의 생일 이후 사거리 4,000km의 무수단 미사일을  6차례 발사했는데, 이 비용이 약 1억2,000만 불, 우리 돈으로 1,400억 정도다. 이 돈으로는 약 100만 톤의 옥수수를 살 수 있는 데, 이는 다가올 9월의 100만 톤의 식량부족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돈이다. 미사일과 주민의 생명을 맞바꾼 것이다. 한 사람을 위해 전 국민이 희생하는 체제에 불만을 품고 거기서 탈출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두 번째 관점은 북한의 갑작스런 군사도발이다. 북한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모종의 도발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의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최근의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도발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그것을 막기 위한 핵잠수함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누란(累卵)의 위기 속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자들이 있다. 경제제재를 반대하고, 북한과 대화해야 하며, 나아가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자들이다.

 

  마지막 관점은 북한의 급변사태이다. 과거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탈북자들의 비율이 높았지만, 이제는 지금까지 김씨 일가의 신임을 받아온 권력 핵심부의 탈북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북한 내부에 심각한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우리는 북한의 도발과 함께, 체제가 붕괴돼 대량의 난민이 발생하는 사태까지도 준비해야 한다.


 독재정권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국민을 가두고 억누른 대가로 갑자기 무너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능동적으로 북한 지도부를 와해시키고 북한 사회 전반을 변화시킬 방책도 강구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북한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안으로는 대동단결을 밖으로는 강력한 대응체제를 견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G20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현안을 해결해보려는 박 대통령의 뒤에서 사드문제를 거론해서 국론이 분열된 듯한 모습을 대내외에 보인 정세균 국회의장의 처신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소용돌이치는 국제정치의 힘의 대결 속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냐, 아니면 역사를 창조해서 후손들에게 위대한 나라를 물려주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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