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고] 명절의 의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6/09/21 [11:26]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우리에게는 매 해 두 번의 큰 명절이 다가오는데 그중에 하나는 정월 대보름인 ‘설’이며 다른 하나는 8월 대보름인 ‘추석’을 말한다. 

 

우리가 명절을 대할 때 명절을 대하는 사람마다 명절을 대하는 경우에 따라 받아들이는 의미는 천차만별이다. 이는 참 신기한 일이다. 도시의 명절?농촌의 명절?해외에서의 명절?홀로 지내는 명절?대가족이 모이는 명절?풍성한 육과(肉果)가 있는 명절?관광지에서 보내는 명절 등은 각각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화성신문 독자에게는 추석명절이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명절에 대한 어떠한 기억을 가지고 있나? 마음 같아서야 필자가 돌아다니며 직접 물어보고도 싶지만 일일이 물을 수 없기에 상상력을 발휘해서 독자의 마음을 읽어 보려고 한다.  

 

▲남자도 명절증후군을 앓는다. 이제 명절증후군은 대부분 여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자만큼이나 많은 남자들이 직장인들이 그리고 미혼남성들이 이 증후군을 앓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증상을 ‘후천성 명절불편 증후군’이라고 이름을 불러본다. 이러한 증후군의 증상의 특징은 단순히 전을 부치거나 음식을 준비하며 몸이 힘들고 마음에 부담감을 갖는 여성의 명절증후군보다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문제는 남성의 경우 사회적인 분위가나 또한 여러 이유로 증후군의 증세를 표현을 못하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일본 교토에 모 대학에서 7년째 유학중인 학생이 있다. “외국에 있다 보면 명절인지도 모르고 지나갈 때도 있고, 내 나라에서는 그리운 이들은 가족들과 다 모이는데, 나만 평범한 일상을 보내려면 씁쓸하기도 해요. 어린 시절의 명절에 대한 추억이 그리워서인지 명절 때는 여기서 한국음식 찾아서 아쉬움을 달래요. 명절풍습은 외국에서의 시각으로 보면 답답함 반, 그리고 부러움 반이에요” 유학생의 말이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한국의 친척들과 메신저로 인사를 나누며 보내는 명절은 연례행사일 뿐이고 평범한 하루에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의미가 있는 날이 아니다.

 

▲아직도 농촌에는 대가족이 모이는 명절을 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데 비록 한복을 입고 명절에 모인 사람들이 과연 가족(家族)인가? 아니면 단순히 1년에 한두 번 밥 같이 먹는 식구(食口)인가? 귀성 길 교통체증을 피하려고 오밤중에 친정집 또는 처가에 도착해서 아침에 밥 한 끼같이 먹고 숟가락 내려놓자마자 자동차타고 관광지나 온천으로 출발하는 사람이라면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 가족이라고 말할 수가 있나 의문이 간다.  

 

▲미래의 명절 모습이 아리송하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가 아는 명절의 의미가 급격히 퇴색되어서 기존의 명절 개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조상 묘소의 벌초는 대행인에게 맡기고, 추석차례는 음식점 또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가져오고 음식으로 휴양지나 콘도에서 차례를 드리고 전통풍습 대신 오락과 골프, 스키를 즐기면서 명절을 보낸다면 우리는 이런 날들을 과연 명절이라고 불러도 되나?

 

추석명절을 고향에서 잘 보내고 돌아온 많은 직장인들이 명절 후유증을 겪는다. 심한 경우 가족 간의 불화로 법정에 서서 서로의 시비를 따지는 일이 발생했다는 얘기는 이제는 보편적인 일이라서 뉴스거리도 아니다. 개발되기 이전에 부락마다 한 숟가락씩 절미(節米)를 모아서 명절에 떡을 만들어서 서로 나누던 명절 풍속을 이제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알려 주어야하는지, 추모공원이나 납골당에 모셔진 조상의 유골에 아주 익숙한 자녀에게, 아니 그러한 추모공원 조차도 가기 싫어하는 자녀에게 조상의 묘소를 가꾸고 벌초도 하고 차례도 지내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어떻게 해서 명절을 명절답게, 의미있는 명절로서 존치시켜야 하는지 우리 앞에 주어진 과제가 결코 적지 않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