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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에 물어봤다는 문재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6/10/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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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가 정치권을 회오리 속에 몰아넣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외교라인의 핵심으로 일하면서 겪은 외교비화를 회고록에 담았는데, 그 중 대북외교에 관한 몇 가지 내용이 현실정치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특별히 송 전 장관은 2007년 11월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우리 정부가 북한 김정일 정권에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을 최종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표결 직전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 제안에 따라 북한의 입장을 확인했는데, 북한이 “만약 남한이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면 북남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협박했고, 이에 노 대통령이 “기권하자”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송 전 장관을 국가기밀누설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했고, 문 전대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봐야 알겠지만, 송 전장관의 주장대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투표에 북한의 허락을 구했다면, 그리고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일에 깊숙이 관여했다면, 이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은 김씨 세습 왕조의 통치 아래서 상상 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아 왔고, 지금도 받고 있다. 그곳에서는 소위 ‘고난의 행군’(1996~2000년)기간 동안 수백만 명이 굶어 죽었고, 그 이후(2001~2005년)에도 식량난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럼에도 김정일은 1997년 김일성이 죽자 금수산 의사당을 ‘금수산기념궁전’ 즉 ‘김일성 시신궁전’으로 재건축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낭비했다.

 

이 돈은 수년 동안 북한 전체 인민의 굶주림을 면하게 할 큰돈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북한 곳곳에설치되어 있는 정치범 수용소에는 30만 이상의 정치범들이 동물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다. 지구상에 남겨진 하나 밖에 없는 인권의 사각지대가 바로 북한이다.

 

얼마 전 탈북하여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폭로한 강철환은 그의 책 ‘수용소의 노래’에서, 살아남아 수용소를 벗어나는 사람도 극히 드물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북한 주민들은 김씨 왕조의 독재와 학정에 대한 저항정신 마저도 포기하고, 끝을 알 수 없는 극심한 공포로 영혼마저도 잃어버렸다고 한탄한다.

 

이런 역사상 최악의 인권파괴의 독재정권을 규탄하고 그 주민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고자 전 세계가 노력하는 데, 한 피를 나눈 형제 노무현 정부의 인사들은 그 결정에 기권을 하고 그들의 고통을 외면했다.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본다면, 첫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불량배이자 주적 북한의 종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재임 중에 있었던 5차례의 유엔 북한 인권 결의에서 2006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권했다. 그리고 2007년 결의 때 북한에 찬성해도 좋겠느냐고 허락을 구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 극악무도한 북한의 앞잡이노릇을 한 것이다.뿐만 아니라, 적과 내통을 한 것이다.

 

두 번째는, 문 전대표의 현재 발언들이다. 문 전대표는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쌀값이 떨어진 것을 핑계 삼아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쌀을 지원하자고 한다.

 

지난 김대중 정권 때 공식적으로 갖다 바친 4억 5,000만 불이 핵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우리는 아직 문재인 전대표가 수많은 사람을 죽인 김씨 왕조에 한마디 따끔한 지적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주민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모부마저 잔혹하게 죽인 김정은은, 대한민국 국민들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는, 문 전대표의 미래의 모습이다. 문 전대표는 유력한 야당의 대선 주자이다. 만약 그가 북한의 종노릇을 자임했다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 나라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가 진정으로 나라의 지도자가 될 꿈을 꾸고 있다면, 그리고 남북한의 통일과 한반도의 무궁한 발전에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다면, 북한 정권의 학정(虐政)에 죽어가는 불쌍한 동포들을 위해 정당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리고 어둠에 덮힌 저 북녘 땅을 위해 진정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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