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부모교육칼럼] ‘충분히 좋은 엄마’란
단대아동발달연구소 소장 이애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7/01/25 [15:3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엊그제 모임이 있어 오랜만에 즐거운 수다를 하고 있는데 지인 한 분이 “행복 하신가봐요~”라 고 물었다. 1초의 고민 없이 “엄마 되니 행복하네 요”라고 했다. “난 엄만데도 행복한지 모르겠는데,,, 엄마 되니 행복하다니요? 혹시 둘째 가졌어요?”라고 해서 웃으며 “전에 ‘엄마’하려고 할 땐 무지 불행하고 힘들고 짜증도 많이 났었는데 엄마 되니 너무 행복해요”라고 했던 일이 기억난다.

 

다들 “엄마 되는 게 뭔대요?” 궁금해 하며 묻던 일이 기억난다. 사실 나도 엄마 되는 걸 안지는 얼마 안 되었다. 나 역시 엄마 노릇하려고 일이며 가정이며 육아며 교육이며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나를 혹사시키다가 과부화가 걸린 적이 있었다. 그 일 이후 내가 깨달은 사실은 ‘엄마 되기는 정말 어렵지만 엄마 되니 행복이 셋트로 오는 건 진리이다’라는 것이다.

 

돌아보면 언제나 나는 엄마만 하려고 했었다. 엄마니까 간식조차도 아이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영양가 있는 것으로 주어야 하고, 엄마 노릇 하려다 보니 아이가 내 맘에 안 드는 간식을 먹으면 불량식품은 몸에 좋지 않다면 주저리주저리 잔소리를 늘어놓기 바빴다. 입는 것도 마찬가지 “아마도 파란색을 좋아하겠지”, “얼굴이 하야니까 체크무늬가 깔끔하고 보기 좋겠지”, “고무줄보다는 허리띠나 멜방이 더 잘 어울리겠지”. 아이 취향이 아닌 내 취향에 아이를 맞춰가고 투덜거리는 아이에게 그냥 입으라고 한 적도 있었다.

 

어쩌면 우리 아이는 입기 편한 후드 티를 원했을 지도 모르고 고무줄 바지를 입기를 원했을 지도 모르는 데... 지금 생각 해 보니 우리 아이가 군소리 없이 엄마가 준 대로 입고 투덜거리기는 했어도 거절하지 않아주어서 엄마 되니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모든 것을 다 챙기고 알아야 하고 아이가 원하면 가능한 들어주어야 하는 줄 알았다.

 

어떤 엄마 듯 마찬가지겠지만 나 역시 엄마가 처음이었고 서툴렀고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기도 해서 전문서적이나 주변에서의 조언이나 경험을 통한 시행착오로 아이를 알아가려고 했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일방적인 엄마역할에만 충실히 하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되고, 허전함과 씁쓸함과 때론 외로움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기도 했었다.

 

그러다 힘들어 속으로 몇 번이나 때려 치고 싶을 때면 엄마 노릇 하지 말고 엄마가 되면 쉬워질까 고민하게 되고,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다 엄마 되려고 맘을 바꾸고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 곁의 남편과 아이가 “엄마 맞네!” , “엄마되니 그렇게 좋아?”라는 행복한 질문을 하고 있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때의 기분이란 태어나 처음으로 접한 사탕 맛과 과히 같을거라 장담한다. 나는 이런 희열을 많은 엄마들도 느껴봤으면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결코 늦은 게 아니듯이 지금 당장 많은 엄마들은 엄마 노릇 하려고 하지 말고 엄마 되려 노력해야 한다. 

 

YOLO(You Only Live Once)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처럼 이미 끝나버린 어제를 후회하기보다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편이 낫듯이 한 번 뿐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이제라도 '지금 있는 여기'를 중요시 하며 엄마 되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용쌤 17/02/03 [13:45] 수정 삭제  
  좋은 글이네요~ 나를 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