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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진표 의원은 신사인가? 화성시 목을 자르는 망나니인가?
주찬범 화성 태안3지구 원주민 대책위 위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7/08/2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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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이 막장드라마가 됐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수원 군공항 화성 이전을 내년 지방선거에서 화성시민의 찬반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민도 있지만, 찬성하는 시민도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정치인들이 선거·투표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았지만, 타 지자체 보고 투표하라는 정치인은 처음 봤다. 진정 투표를 원하면 수원에서 그러지 말고 서부 화성으로 이사와서 화성시민의 자격으로 주장하는 것이 정도다.

 

만약 김 의원의 노력으로 투표가 성사돼도 내용은 ‘공항이전 찬성=남양시 분리, 공항이전 반대=화성시 유지’가 전제돼야 한다. 투표로 군공항을 이웃 서부에 떠넘긴다면, 동부 시민들이 어떻게 얼굴 들고 서쪽을 바라보겠는가. 차라리 남남으로 갈라서는 편이 속이라도 편하다.

 

영화 소피의 선택에서 두 아이와 함께 ‘아우슈비츠’로 보내진 소피(메릴 스트립 분)는 독일 장교에게 살려달라고 애원 한다. 장교는 한 명만 살려주겠으니 가스실에 보낼 아이를 선택하라고 한다. 안하면 모두 죽이겠다는 협박에 넋이 나간 소피는 딸을 선택한다.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어린 딸은 울며불며 바동거리며 가스실로 간다.

 

김진표 의원이 주장하는 ‘찬반투표’는 ‘소피의 선택’처럼 잔인하다. 화성의 ‘동부’와 ‘서부’ 중 죽일 곳을 화성시민들이 스스로 투표해서 선택하라는 것이다. ‘정치적 사디스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발언이다. 

 

그의 오만방자함은 브레이크가 없다. “채인석 화성시장에게 군공항 이전 문제에 중립을 지키라고 요청했다”고 자랑스레 밝혔다. ‘중립을 지키라’는 말은 ‘서부 화성을 죽이는 투표를 하지 않으면 정치적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갈처럼 들린다. 이쯤 되면 수원시 국회의원이 아니라, 화성시의 상왕이다. ‘백봉신사상’을 수상한 김 의원의 발언을 곱씹다 보면, 신사의 품격보다는 죽음을 재촉하는 망나니가 칼에 물 뿌리는 소리처럼 소름만 돋는다. 

 

정부는 사드 포대를 배치하는 성주에 1조3,00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수원시는 화성 이전부지 주변에 5,11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 “용도 폐지된 재산(수원 군공항)의 가액에서 신규로 건설되는 군공항의 가액을 뺀 금액의 범위에서 지원 사업을 할 수 있다”는 함정이 감쳐져 있다. 개발이익이 없으면 못주고, 남아도 수원시가 배터지게 먹다 찌꺼기가 있으면 던져주겠다는 뜻이다. 조만간 화성시민들은 수원시 문 앞에서 동냥하는 처지로 전락할 것 같다. 

 

아무 관련도 없는 화성시민들이지만 더하기·빼기·곱하기 정도는 한다. 군공항은 사드포대 보다 주변지역의 피해가 수십 배 이상 넓다. 곱하기가 필요한 이유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초대형 국가사업이다. 그럼에도 중앙정부는 손 안대고 코 풀려고 수원시 뒤에 꽁꽁 숨었다. 이러니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악법 축에도 못드는 ‘똥법’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설상가상 정치적 공명심에 눈이 먼 수원시 정치인들은 화성시민의 존엄성을 짓밟는 발언을 하루가 멀다고 내뱉고, 화성시의 존립을 흔드는 분열공작까지 서슴없이 한다.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이 풀 수 없는 실타래처럼 꼬인 가장 큰 이유들이다. 

 

해결을 위해선 중앙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얽히고설킨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의 실타래를 알렉산더처럼 단 칼에 끊어야 한다.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폐기 ▲수원시 정치인 배제 ▲중앙정부와 서부 화성시민·채인석 시장과 협의 ▲‘국방’이라는 공익과 ‘서부 화성의 미래가치 ·자연가치’라는 공익을 엄정하게 비교한 후, 결과와 서부 화성시민들의 의사에 따라 이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제일 안타까운 것은 동부 화성의 황계 동·화산동·기배동·병점동 주민들의 고통이다. 하지만 전투기는 이륙해서 새 공항이 건설될 때까지 하늘에서 계속 비행할 수는 없다. 군공항을 받아 줄 지역이 없으면 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채인석 시장은 정치적 순교를 각오하고, 올곧게 대처했다. 절대 다수 화성시민들은 인정한다. 그렇다면 가장 빠른 해결책은 우리 황계동·화산동·기배동·병점동 주민들도 시장을 믿고 무한지지를 하는 것이다.

 

화성시의 과거가 융·건릉이라면, 현재는 동부이다. 하지만 미래는 서부이다. 김진표 의원이 제안한 ‘군공항 이전 화성시민 찬반투표’는 화성시를 쪼개고 미래를 포기하는 자멸의 길이다. 채인석 시장에게 ‘중립을 지키라’는 발언은 시정 간섭이 자전형적인 ’정치 갑질‘이다. 어쩌다 화성시 정치인이 수원시 정치인에게 책봉을 받아야 하는 신세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이럴수록 화성시민들이 하나로 뭉쳐야, 화성시의 존엄성·정체성·독립성을 지키고,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하지 않으며, 국정난제의 해법을 모색해 볼 여지라도 생긴다. 어차피 ‘수원 군공항 이전’이라는 실타래를 풀 사람은 서부 화성시민들과 채인석 시장뿐이다. ‘열흘 운년이 보름은 못 울어’라는 말이 있다. 동부 화성시민들도 불편하지만 조금만 더 참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자. 우리 화성시민은 신사처럼 살지는 못해도, 투표용지로 이웃의 생명을 위협하는 망나니가 되지는 말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화성시민 17/08/24 [11:00] 수정 삭제  
  화성 동부지역 사람들은 이전지역이 없기 때문에 항상 비행기 소리를 들으라고 쓴 글인지... 지금 도심 한 복판에 군사 비행기 시설로 인해 사고 발생시 인명피해가 불가피한데, 군시설 을 계획적으로 이전한다면, 서로에게 이득이라 생각합니다.
못믿죠! 17/08/25 [12:36] 수정 삭제  
  화성시 서부지역을 위해 반대를 하는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동부지역이 피해를 받고 있는데 그동안 아무런 대책도 없었고 해결할 의지도 없었습니다. 이런 시장을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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