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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칼럼] ‘엄마는 끊임없이 일어서는 오뚜기다’
단대아동발달연구소 소장 이애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7/08/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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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아이들을 상담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들의 제일 큰 불만이 ‘엄마 맘대로만 하려고 해요’이다. 아이들이 생각하기에 엄마는 항상 ‘엄마니까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고’, ‘엄마라서 그러는 거야. 엄마니까 이러는 거야’라고 변명하고. ‘엄마니까 하지 남이면 하겠니?’ 라며 엄마니까 많은 것들을 다 해도 되는데 우리는 왜 안되는 지 모르겠단 것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엄마들은 뭘 해도 허용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게 엄마의 위력이라고 생각이 드는 게 대개의 아이들이 갖는 엄마들에 대한 생각이다.

 

나는 상담을 하거나 학부모 모임을 할 때 종종 엄마들에게 물어보는 레파토리가 있다. ‘엄마니까 (             ) 다.’ 에 뭘 넣으면 좋을까요?’. 그러면 ‘엄마니까 믿어준다’,  ‘엄마니까 믿으려고 한다’, ‘ 엄마니까 이해해요’, ’ 엄마니까 봐 줘요’, ‘엄마니까 잔소리해요’ 라고 많이 표현한다. 그중 의아한 것 하나는 아이들을 믿어주면 이래라 저래라 하지 않아야 하는 건데….. 진짜 믿는 건지 믿으려고 하는 건지 애매할 때가 많다. 내 생각에는 아마 후자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엄마도 노력하면서 되어가는 것이니까. 어디선가 듣고 배운 것 대로 항상 되는 게 아니니까. 돌이켜보면 이전에 나도 엄마니까 당연히 내 맘대로 아이에게 이야기하거나 행동해도 되는 줄 알았다. 아니 엄마니까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도 가끔 나도 모르게 그 때의 내가 스믈스믈 기어올 라올 때가 있다. 아이가 자라 유아기에서 학령기 가 되고 이제 나름 컸다고 어른 대접해 달라는 사춘기 아들을 보면 이전의 엄마가면이 올라온다. 정신차리고 돌아보면 반쯤 올라올 때도 있다. ‘언제 저렇게 컸나 싶다’가도 ‘저 녀석이 컸다고 이젠 대들 줄도 아네’ 라는 생각도 들고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나름대로 잘 표현한 건데 ….’ 불편함인 지 어떤 감정인지 돌아볼 틈도 없이서 운함부터 올라올 때가 있다. 한편으로는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전문가라고 남들이 그러지만 나 역시 엄마가 처음이라 ‘엄마 되기’를 연습하고 연습해야 함도 잊지 않고 말이다. 물론 몸도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마다 ‘내가 문제지 내가,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 그래’ 라는 자책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보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니 그럴 수도 있지, 다음에 안 그래 야지’ 라며 내가 뭘 놓쳤는 지 생각해보고 나로 인해 상처 받은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바로 사과를 못하면 시간을 좀 갖자고 한 뒤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그리고 빠지지 않고 내 자신에게도 위로를 해준다. ‘그럴 수도 있다고 괜찮다고 엄마 되는 과정이라고 잘 하고 있다고..’ 이런 작업들을 나는 이전에도 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할 것이다. 그래도 그것들이 변화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더 성장하고 부모로써 커감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엄마니까 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가 힘들게 하더라고 엄마가 믿는 만큼 아이들도 자란다는 것을 알기에 반복할 것이다.  로렌스 굴드는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스무살 전의 자녀들의 기본적인 성격이나 기질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고, 아이들이 가진 그대로, 그가 표현하고 싶은 그대로를 존중해서 여러가지 분야가 모여 전체를 이룬 사회에 적응하도록 하는데 있다. 부모의 희망과는 다른 희망을 표시했다 하더라도 부모는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찬성하고 반대하고에 따라 그 결과는 큰 차이가 있다. 찬성해 주면 자식은 용기를 얻을 것이며, 반대한다면 위축될 것이다. 라고 했다. 부모라서 감사하다. 특히 엄마 되어가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어 매일매일 아이에게 감사하다. 모든 엄마들이 오뚜기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과 티격대고 다투지만 늘 행복하고 감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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